보통의 시간을 특별한 시간으로

2008.10.08 11:49:00

가을 들녘은 온통 황금빛이다. 황금빛보다 더 좋은 빛이 있으랴! 가장 값비싼 빛이다. 많은 기쁨을 안겨주는 빛이다. 농부들의 남다른 땀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황금의 들판을 보는 것 아닌가 싶다. 농부들의 남다른 투자가 있었기에 보배로운 들판을 보게 되는 것 같다. 기쁨의 수확을 앞둔 농부들의 심정은 무한히 기쁨이 넘치리라 본다.

농부들에게 무엇보다 귀중한 것이 시간이 아닌가 싶다. 심는 시기가 있다. 가꾸는 시기가 있고 거두는 시기가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가 없다. 심는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벼뿐만 아니다. 모든 식물이 다 그런 것 아닌가?

집 가까이 텃밭에 심은 배추를 보면서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너무 싱싱하고 푸르게 잘 자라 있었다. 아내가 땀흘려 밭을 일구고 거름을 하고 비료를 뿌리고 비닐을 덮어씌워 배추 모종을 심어 놓았더니 이웃의 밭에 것보다 훨씬 더 잘 자랐고 색깔도 좋았고 아주 싱싱해 보였다.

지난 토요일 시간이 나서 텃밭에 나가 보았더니 심어 놓은 것이 너무 잘 자랐기에 조금 더 심으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 하였다. 정말 시기가 중요함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다. 그 때 좀 더 많이 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때를 놓치면 아무리 더 심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때를 놓치면 심고 싶은 텃밭이 있어도 안 된다. 때를 놓치면 비료가 남아 있고 거름이 남아 있어도 더 이상 심을 수가 없다. 때가 참 중요하다. 시기가 보통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부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공부의 때가 있다. 그 때가 바로 학생의 때다. 평생 공부를 한다고 해도 공부의 때, 학생의 때를 놓치면 그만큼 힘들다. 학생 때만큼 능률이 오르지 못한다. 공부할 때 공부해야 한다. 공부할 때를 놀 때라고 우기면 안 된다. 공부할 때 즐겨야 할 때라고 떼를 쓰면서 놀면 안 된다. 그러면 후회한다.

아직도 학생들 중에는 학생의 때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성공을 이루려면, 꿈을 이루려면, 훌륭한 인물이 되려면 공부의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학생의 때에 공부에 몰두해야지 공부에 몰두하지 않고 노는 일에 몰두하면 안 된다. 학생의 때에 즐기는 일에 빠졌어도 안 된다. 학생의 때를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보통의 시간들을 자기에게 특별한 시간들로 바꾸어야 한다. 오늘 지나면 내일 있다고 하면서 시간을 가벼이 해서는 안 된다. 학생의 때에 보통의 시간들을 특별한 시간들로 사용하면 얼마나 유익하겠는가? 학생의 때에 독서하는 일에 시간을 특별히 사용하고, 학생의 때에 시간을 봉사하는 일에 사용하고, 학생의 때에 1인 1기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사용하고, 학생의 때에 신체 단련을 위한 1인 1기의 운동을 하는데 투자하면 훗날에 그런 것들이 자기의 삶을 윤택하게 할 뿐 아니라 남에게도 유익을 끼칠 것이다.

학생의 때를 선용해야 한다. 학생의 때가 많다고 여기면서 보통의 시간처럼 흘러 떠내려 보내서는 안 된다. 보통의 시간들을 특별한 시간들로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슨 간단한 악기든지 악기를 배우는 일에, 어떤 가벼운 운동이든지 자기에게 맞는 운동을 하는 일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특기를 살리는 일에, 자기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읽는 일에,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외국어를 익히는 일에 보통의 시간들을 틈틈이 특별한 시간들로 만들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학생의 때에 자기에게 투자된 특별한 시간들이 자신에게는 물론 남에게도 유익을 주는 그런 날들이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그런 기대 속에 자투리 시간까지 자기 자신을 위한 특별한 시간으로 바꾸어나가면 어떨까?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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