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고 홍보방법', 개선 할 수 없을까

2008.10.13 05:14:00

오는 12월초에 실시될 서울시내 전문계고와 특성화고의 신입생모집을 앞두고 요즈음, 일선 전문계고와 특성화고의 교사들이 중학교를 방문하여 해당학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해야 1년 농사를 쉽게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일선중학교 입장에서는 해당학교의 정보를 정확히 알수 있어 반갑게 맞이한다. 여기에 타 시 도의 특성화고등학교 홍보팀도 간혹 방문하여 다양한 정보를 주기도 한다. 중학교에서 진학지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들 학교에서 홍보를 나오는 홍보팀들이 다름아닌 해당학교 교사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오전, 오후를 가리지 않고 홍보를 나온다. 문제는 이들 교사들이 수업을 모두 하고 홍보를 나온다는 것이다. 수업을 모두 하고 홍보를 나가는데 그것이 무슨 문제냐고 물을 수 있지만, 교사의 한사람으로써 수업부담만도 상당한데 수업을 모두 마치고 홍보를 나오거나 홍보를 마친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수업을 마쳐야 한다는 것은 교사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경우는 아침일찍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출근길에 잠깐 들렀다가 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다른 경우는 중학교의 3학년 부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서로가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경우는 차후에 또다시 찾아오게 된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이 유독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일은 누가 뭐라고 해도 수업이다. 그런데 수업을 옮기면서 학교홍보를 나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수업을 모두 다 하고 홍보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하는 수업과 학교에 상주하면서 여유있는 마음에서 수업을 하는 것과는 보이지 않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같은 교사의 입장에서 이들 홍보팀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어려움을 이해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잘은 모르지만 전문계고나 특성화고의 경우에 교사들에게 자신이 홍보해야 할 지역이나 학교를 할당하고 최소한 2차례이상을 방문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물론 모든 학교가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방문하는 교사들이 돌아갈때는 꼭 이런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원서접수 전에 한번 다시 오겠다.'고 하거나, 어떤 경우는 '최소한 2회이상 방문해야 한다고 하니 한번 더 오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바쁘게 수업하고 학교홍보까지 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아예 홍보를 하지 말라고 하면 해당학교에서는 펄쩍 뛸 것이다. 필자도 특별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가 있었다. 방문한 학교의 홍보팀이 당연히 교사인줄 알고 '수업하시고 날도 더운데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라고 했더니, '그래도 저는 수업부담이 없어서 다행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교감선생님 이었다. '어떻게 교감선생님이 직접 홍보를 나오셨습니까?', '다른 선생님들은 수업하고 학생지도하느라고 힘들어 해서 제가 나왔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100% 정답이 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교사들보다는 부담감이 덜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글을 보시는 교감선생님들은 '교감이 뭐 할일없이 노는줄 아느냐'고 하겠지만 최소한 그 교감선생님 말씀만 참고한다면 그래도 교사들보다는 사정이 조금은 괜찮다는 생각이다. 학교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 홍보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에 각 학교가 비효율적인 홍보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시교육청에서 한꺼번에 홍보책자를 일선학교로 보내는 방법도 좋은 방안이 될수 있을 것이다. 물론 조금더 있으면 시교육청에서 전문계고와 특성화고안내를 간단히 하긴 한다. 그러나 해당학교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알기는 어렵다. 특히 일선 중학교에서는 가장 궁금한 것이 지난해의 합격선이다. 그런 안내까지 함께 넣어서 통합된 학교안내자료를 보내준다면 일선학교에서 어렵게 홍보를 다니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래도 홍보를 하는 학교가 있겠지만 이럴경우에는 교감선생님이 나서는 방법을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 때로는 교장선생님이 나선다면 홍보효과는 더욱더 커질 것이다.

어쨌든 현재의 홍보방법은 고등학교나 중학교 모두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여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당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도 우리가 챙겨야 할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