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비만,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2008.10.23 13:35:00

오랜 동안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해마다 눈에 띄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현격하게 나타나는 변화는 학생들의 체격이 커진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과거보다는 식생활이 안정되다보니 적절한 영양 섭취로 신체 성장이 빨라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체격이 커지는 만큼 비만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한 학급에 한 두명 정도에 불과하던 비만 학생들이 최근 들어서는 서 너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비만은 그 자체가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정서적 불안정으로 인해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비만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시기의 비만이 고지혈증, 지방간,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등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만성질환이 이미 청소년기에 나타나고 있다는 충격적진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사실을 반영하듯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교생들의 비만율이 2004년 10%에서 매년 조금씩 높아지다 지난해는 11.8%로 상승했다. 학교별 비만율을 보면 지난해 초등학생이 11.2%, 중학생이 11.6%, 고교생이 12.7%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비만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비만이 날이갈수록 상승하는 것은 편식이나 패스트푸드 섭취 등 불균형한 식생활이 가장 큰 문제지만 적절한 체중 관리 요령이나 규칙적인 운동 등 학교 차원의 예방 프로그램이 부실한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도구과목(국․영․수) 위주의 교과 운영으로 인하여 체육 시간이 줄어드는 등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뛰어놀거나 운동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음식문화의 서구화로 인해 청소년 비만이 늘어나는 현상은 가정과 학교를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정에서는 지방이 많고 칼로리가 높은 서구형 식단보다는 단백질과 유기질이 풍부한 전통 음식으로 식단을 차릴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는 비만 유발의 주된 유인으로 지적된 탄산 음료를 교내에서 판매하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 해 ‘학생 건강증진대책’을 통하여 탄산음료를 비만 유발식품으로 규정하고, 전국 모든 학교내에 탄산음료 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나 이런 사실조차 모르는 학교도 태반이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성인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005년 한 해에만 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잠재적 손실인 청소년 비만까지 계산하면 실로 엄청난 비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성인 비만의 대다수는 청소년기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청소년 비만의 문제는 국가가 풀어야할 과제나 다름없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비만도 치료보다는 예방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학교교육도 무조건 공부만 강요하기보다는 많이 뛰고 달리며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체육 시간을 비롯한 야외 활동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 물론 과거처럼 대학입시에 체력장을 포함시키면 더욱 강력한 동기유발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또한 학교마다 실시하는 건강관리교육에 비만 교육도 추가하여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최진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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