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호' 어른들이 앞장서야 한다

2008.11.02 0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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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개인사정이 있어 밤 10시 이후에 PC방을 찾은 적이 있다. 입구에는 밤 10시 이후에 청소년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시가 있었다. 별로 이상한 표시가 아니다. 출입금지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PC방의 안에는 겉보기에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물론 겉보기만을 가지고 판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 옆에는 친구들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도 있었다.

PC방은 밤 10시 이후에는 청소년들의 출입이 금지되어있다. 출입은 물론, 고용도 금지되어있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인 것이다. PC방에 있는 학생들로 보이는 청소년들에게 연령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만18세가 넘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단속반원들이 단속을 나와도 카운터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 이들이 몇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때의 시간이 밤 10시를 넘어선 시간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때로는 아이들이 밤 10시 이후는 아니지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 중3에서 고등학교 까지 다양한데, 이 경우도 법적인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고용이라고 본다면 위법이 아닌가 싶다. 한창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청소년들이 이렇게 쉽게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설령 법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고 해도 청소년들을 고용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옳은 일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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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얼마전의 일이다. 학생들을 인솔하여 인근에서 열리는 직업교육박람회에 단체로 관람을 갔다. 주로 중학교 3학년들이 관람객이었다. 박람회의 전시내용도 대부분은 진로에 관한 내용이긴 하지만 전문계고와 특성화고를 안내하는 내용들이었다. 많은 학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관람을 위해 운동장에 모인후 학교별로 순서를 정해서 입장하고 관람하는 형태로 이어졌다. 자세히만 관람한다면 진로선택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운동장에서 입장을 하는 도중에 아이들 몇명이 교문 밖으로 사라지는 것이 목격되었다. 급하게 이들을 뒤따랐지만 행방을 찾지 못했다. 관람이 끝나고 나서 이들은 버젓이 해당학급의 담임선생님께 출결체크를 받고 있었다. 무엇을 관람했느냐고 물었지만 서슴없이 대답하여 마치 자신들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관람을 한 것처럼 행동하였다.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이들이 관람을 하지않고 밖으로 나갔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다음날 학교에서 이들을 다시불러 추궁한 끝에 인근의 PC방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PC방에서 주인이 아무말 안하드냐고 물었더니 아무말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편하게 2시간여를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나왔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들에게 그 어떤 이야기도 건네지 않았음은 물론 출입을 제지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인데...시간은 오후 2시정도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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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에서 보듯이 청소년들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은 청소년 자신들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어른들의 무관심이 한몫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방치하거나 학생들이 한창 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 할 시간에 PC방을 출입해도 단 한마디 묻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중임에도 슬그머니 무단결과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조금만 관심있게 지켜본다면 이들을 보호하고 학교와 가정으로 돌려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채로 대낮에 PC방등을 출입한다면 누구나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단 한마디라도 건넨다면 학생들이 쉽게 PC방을 드나들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묻는다고 해서 솔직히 대답할 학생들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개교기념일이라든가 시험기간이라 일찍 끝났다거나, 학교행사가 있어서 일찍 끝났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둘러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더라도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모두가 내 자식, 내 손자 손녀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청소년의 일탈행동은 훨씬 더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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