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곳이 통영이다. 통영에는 소매몰도, 한려수도, 연화도, 남망산조각공원, 달아공원 등 바다와 어우러진 볼거리들이 많다. 그래서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통영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 남망산 조각공원이다. 이곳에서 가까운 동피랑 마을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겼다.
동쪽과 피랑(벼랑의 사투리)의 합성어인 동피랑이 말해주듯 동피랑 마을은 중앙활어시장 뒤편의 동쪽 언덕에 있다. 항구에서 동피랑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듯 언덕 위의 동피랑 마을에서 바라보면 항구와 바다가 눈앞이다.
동피랑 마을이 관광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약아빠진 인간이 싫어서 그렇지 사람냄새는 누구나 그리워한다. 그냥 발걸음을 옮기게 할 만큼 바라만 봐도 사람냄새가 폴폴 나는 곳이 동피랑 마을이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길과 몸집을 움츠린 작은 집들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유가 느껴지는 언덕과 행복이 넘치는 마을 풍경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통영사람들이 동피랑 마을을 찾는 외지인을 이해하지 못하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래서 행복도 멀리서만 찾고 있다는 것을 여행을 하며 깨우친다.
전북 고창의 돋음볕 마을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의 달동네들이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동피랑 마을의 좁은 골목과 낡은 담벼락도 예술가들의 캔버스가 되었다. 그래서 골목을 기웃거리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몽마르뜨 언덕으로 탄생했다.
시민단체가 주관이 되어 ‘동피랑색칠하기-전국벽화공모전’을 열고, 수상자들이 모여 그린 벽화답게 동피랑 마을의 벽화는 주제가 각양각색이다. 담장에서 유영을 하는 물고기. 사랑에 빠진 기린, 막 피어나는 예쁜 꽃,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분홍돼지, 마을에서 뛰노는 아이들에게서 희망이 느껴진다.
입구에서 맞이하는 ‘꿈과 희망의 동피랑 10M전! 조금만 더 올라가세요’와 ‘동피랑에 꿈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글귀,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이웃마을, 마을을 올려다보고 있는 항구, 햇볕을 쬐고 있는 실내화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마을에 머문 시간만큼 아름다운 그림 속에 따스하고, 익살맞고, 진솔하고, 정겨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것을 안다. 달동네와 예술의 만남이 재개발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동피랑을 전국에서 이름난 마을로 만들었다.
동피랑 마을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언덕이다. 그래서 더 마을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주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삶에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은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의 몫이다.
[교통안내]
중앙시장에서 바다를 끼고 남망산 조각공원으로 가다보면 왼쪽 언덕으로 동호동 동피랑 마을의 벽화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