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마지막으로 e-리포트에 글을 올린 것이 올해 2월 27일 마지막인 것으로 보아 근 아홉 달 만에 글을 올리는 셈입니다. 변명 같지만 어렵고 힘든 부서에 오다보니 맡은 일 처리하기가 벅차 게으름 아닌 게으름을 피웠다면 그 핑계로 적당할까요.
이렇게 다시 펜을 든 이유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이 현 정부 들어서기가 차다 못해 어이가 없는 일들이 많아서 몇 마디 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장안에 많이 오르내리는 사람 중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사람(이하는 그냥 사람으로 칭하겠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워낙 유명한 것은 현 정부의 경제 담당자들보다 경제 상황을 더 정확히 예측하고 적중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IMF때에는 펀더멘털이 튼튼하니 걱정 말라는 경제수장의 잠꼬대에 취한 대통령이 이 나라를 거덜 나게 했다면, 지금은 근거 없는 낙관론에 대통령과 경제수장이 취해서 이 나라를 결딴나게 하는 중인가 봅니다.
어째든 그 미네르바가 이런 저런 경제 전망을 내놓은 것이 신통하게 잘 맞아서 인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경제대통령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것을 보면 경제에 문외한인 본인이 봐도 대단한 실력가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러자 정부에서는 사냥개를 풀어서 괜한 소문을 퍼뜨린다면서 그에게 침묵을 강요하여 절필을 선언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엊그제 있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현 상황에 절망했으면 마음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우겠다는 극단적인 말을 했다고 하는데 그것으로 속을 헤아려 볼 수 있을 겁니다.
각설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미네르바의 말이 얼마나 신통하게 옳은지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말을 하건 간에 그러한 것이 통치자의 눈과 귀에 거슬린다고 해서 억지로 다른 사람의 입에 재갈을 채워야 옳은 것일까요? 그건 절대 아닙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인데 아니라고 한들 그것이 사람귀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할 말은 하고 살도록 해야 세상이 돌아가지 아비귀환의 지옥에서 자기 귀에 달콤한 소리만 들린다고 해서 그곳이 바로 천국은 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부조리한 사회보다는 무질서한 사회를 택하겠다는 알베르 까뮈의 말처럼, 그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치리라는 루가복음에 나오는 말처럼 비록 껄끄럽고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거북해도 e-리포터들의 더하고 뺌이 없는 발언은 계속돼야 합니다. 많은 현장의 교직원들도 이러한 길에 더 많이 같이 했으면 합니다.
일화 하나로 글의 끝을 내지요.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에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
2차대전을 겪은 독일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가 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