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잘못되면' 학생들이 슬프다

2008.12.09 08:40:00

이미 10여년 전의 일이지만, 한가지만 잘해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달콤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그것을 믿었던 적이있다. 결과는 그런일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을 피해자로 양산했을 뿐이다. 이른바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었다. 그 세대 학생들에게 돌아간 피해가 컸다는 것은 그 시대를 지켜 보았던 수많은 국민들이 익히 잘 알고 있다. 단 한가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에 진학할 2012년 쯤에 이른바 3불정책으로 불리는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금지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해당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또다시 입시제도의 희생양이 될 처지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요지부동일 것으로 보였던 3불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벌써부터 고교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내신반영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여 특목고 진학을 포기하고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더욱더 피해를 당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갑작스런 방향전환으로 인해 또다시 많은 학생들이 피해자가 될 형편에 처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3불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입장을 밝혔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이 3불정책의 폐지가능성을 언급한 발언이 논란의 진원지이다.

여기에 안병만교과부장관까지 역시 3불정책폐지와 관련된 발언을 하면서 해당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물론 정책이라는 것이 바뀔수도 있고, 폐지될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무런 사전조치없이 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닐 것이다. 충분한 준비기간을 두고 시행되어야 하며, 현재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교육이 존재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학생 한명이라도 소중하지 않은 학생이 없기 때문에 정책의 변경은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교육세가 폐지되면 당장에 일선학교 교육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고, 이것이 오랜시간이 지난후에는 결국 학생들이 피해자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현실만을 보더라도 교육세폐지는 교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일대 사건임에도 그래도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실만을 따지다 보면 미래에 나타날 부작용을 보지 못한다. 미래의 부작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천리안적인 시야가 필요한 것이다. 좀더 따져보고 결정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교육을 잘해도 정책이 근간을 흔든다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리 없다. 교육정책은 시운전이 필요하거나 예행연습이 필요해서는 안된다. 시운전이나 예행연습을 한 후에 본격적인 시행을 하거나 폐기하게 될 때 당시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처럼 시행착오를 거쳐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쳐나가는 것이 교육에서는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하기에 교육정책의 변화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철저한 검증과 연구를 토대로 변경되어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을 위해서 교육을 하고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교육의 3주체중 가장 중요한 주체가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이 잘못된 교육정책때문에 피해를 보아서는 안된다.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3불정책폐지나 교육세폐지등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교육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쉽게 변화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시간을 두고 서서히 충격을 흡수하면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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