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이 일반국민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이미 그런 움직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교원을 경시하는 풍조에 정부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일선교원의 한사람으로 마음이 편치않다. 아니 슬픈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교원을 경시하고 있는 속내를 또한번 드러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지, 정말로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과연 이 정부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지난해 한국교총에서 주관하여 실시했던, 전국교육자대회,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시점이었다. 당연히 이명박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민주당후보가 참석하여 교육에 대한 소신을 밝혔었다. 그때 이명박 후보는 '서울시장 에 출마했던시절 80을 넘긴 스승이 선거유세하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자신의 제자인 이명박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었다.'면서 '지금도 그 선생님의 눈물어린 호소가 생각난다.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었다.'는 일화를 소개했었다. 또한 어린시절 선생님의 배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선생님의 고마움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었다.
그런 이야기 끝에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선생님들이 가슴아파할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 희망을 가지고 학생들 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신나는 교단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지금껏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선생님들께 상처를 준것이 안타깝다. 앞으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계속된 정책의 혼선으로 교육계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교원을 홀대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어 안타깝다. '교직원들에 대해 방학기간동안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야 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식 교직원 급여체제를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방학때 월급 안 받을 수도 있다. 방학 때 월급을 안 받으면 받지 않는 만큼 학기중에 받는 월급이 인상된다.
또 정부는 공교육강화를 위해서는 사범대와 교대를 폐지하는 대신 로스쿨처럼 교육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올바른 교육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훌륭한 교사가 이끌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교사양성은 사범대와 교육대를 통한 획일적 교사양성으로 학생들에게 창조적인 교육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CNB뉴스, 2008-12-25 10:27:05)
교원을 못마땅해 하면서 교육을 맡기는 것이 마음에 안드는 모양이다. 방학때는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으니 봉급을 줄수 없다는 논리이다. 교사가 방학때도 연수는 물론, 각종 활동에 참여한다고 해도 역시 들어주지 않고 믿어 주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리 항변해도 소용이 없다. 이제는 방학때에 봉급을 받지 못하는 시대가 올 모양이다. 방학때 월급을 안받는 대신 평소에 월급이 인상된다고는 하지만, 그런 논리로 방학때 봉급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급여수준을 그대로 둔 채로 방학때만 봉급을 주지 않기 위한 포석이라는 생각이다.
미국의 경우는 교원들이 계약직인 경우가 많다. 방학때는 봉급을 안받지만 재취업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방학때는 다른 업무를 하지 않아도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재취업이 가능하다. 방학때는 교원신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겠다는 이야기인가. 미국의 급여체제만 그대로 가져와서 시행하겠다는 것인가. 어느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식으로의 접근은 곤란하다. 단지 교원들을 경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방학중 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는 것은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많은 비난을 받아도 세비는 꼭 챙겨받는다고 한다. 교원들의 방학중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국회의원들도 회기가 아닌때는 세비를 받지 않아야 한다. 전국의 각 시,도 의회의원들도 회기가 아닌때는 급여를 받지 않아야 한다. 교원만 방학때 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문제가 크다.
방학중에는 학생들을 위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가.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아서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으므로, 봉급을 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방학때도 학생들을 지도하란 이야기인가. 쉽게 이야기하자면 무노동이기 때문에 봉급을 줄수 없다는 것인데, 방학때 학생지도와 업무때문에 학교에 출근하는 것은 유노동이면서 무임금인 것이다. 노동관계법에 저촉되는 것 아닌가.
어떤 과정에서 이런 발상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도입한다면 파생되는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방안은 절대로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추진하기 이전에 관련된 모든 과정을 먼저 살피고 정리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당장에 백지화하라는 것이다. 교원을 홀대하는 정책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