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가한 선생님의 성함을 쓰시오"

2008.12.28 17:43:00


요즘 놀토날(노는 토요일), 놀지 않는 학교 별로 없다. 교직원이나 학생이나 으례 쉬는 것으로 여긴다. 혹시 등교하는 학생이 있을까 가정통신을 통해 조사를 하지만 대상자는 없다. 이제 휴일처럼 변한 것이다.

서호중학교(교장 이영관)는 놀토날인 12월 27일(토) '2008 학생회 간부 수련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09:30 농촌진흥청 정문앞에 모여 버스를 타고 칠보산 용화사 입구에 모였다. 참가학생은 37명, 지도교원만 8명.

교장이 능선을 가리키며 등반 코스를 안내하며 이번 행사의 목적을 이야기 한다. 애교심과 협동심을 강조한다. 칠보산의 7가지 보물도 알고 체력단련도 하자고 한다. 무조건 산만 오르지 말고 선후배간 대화를 나누며 학창시절 추억을 쌓자고 당부한다.

출발 전 음료수와 과일을 나누어 준다. 참가 학생을 두 개 팀으로 나누어 다른 코스로 등반을 한다. 등반 도중에 설명을 곁들인다. 이곳이 바로 서울대학교 학술연구림이라고. 여러분은 지금 삼림욕 중라고. 피톤치드를 맘껏 마시고 있다고. 정상에서는 기념사진도 찍고 산 아래 전망을 보며 수원의 개발모습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맑은 날 서해가 보인다고 하니 학생들은 놀라는 기색이다. 

하산 후 음식점에 도착해서는 '골든벨 학교사랑 퀴즈대회'를 가졌다. 개인전이 아니라 조 대항전. 문제가 애교심에 관계된 것이다. 예컨대 교목(校木)은? 교장 선생님이 강조하는 6적(的)은? 우리 학교에서 가장 나이 어린 선생님은? 우리 학교 원어민 국적은? 오늘 행사에 참가한 선생님 성함은? 학교 홈페이지 주소는? 우리 학교 이름을 한자로 적으면? 개교기념일은?...

예상 퀴즈 100문제는 1주일 전에 미리 배부하였기에 학생들은 복습을 하는 것이다. 우승한 3개조에는 문화상품권이 인원 수만큼 주어졌다. 이어서 점심시간. 비빔밥을 맛있게 먹는다. 우리 학교 간부 수련회는 이렇게 진행되었다. 

흔히들 간부수련회하면 버스 타고 먼 곳에 있는 수련원에 입소하여 그 곳 프로그램에 의해 1박 2일간 학생들 위탁교육을 실시하려 한다. 이게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다. 학교는 인솔만 하고 나머지는 수련원에 맡기는 것이다. 학교는 비용만 대는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 타파가 필요하다.

선생님들이 알찬 프로그램을 짜고 우리 선생님들이 직접 지도할 수 있다. 비용도 적게 든다. 우리가 정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교육적 성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3학년 조윤진 학생은 "색다른 간부수련회여서 협동심을 발휘할 수 있었고 선후배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3학년 전두희 학생은 "학교사랑 골든벨 퀴즈대회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회장인 최원근 학생은 "이번 행사로 선후배간에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놀토날 이루어지는 간부수련회, 흔쾌히 프로그램을 짜고 동참해 준 여러 선생님들이 고맙다. 놀토날, 놀지 않는 학교라고 불평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하는 말이다. 귀가하는 학생들의 얼굴 표정이 밝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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