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이 자녀지도의 한 방법

2009.01.07 21:04:00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이면 누구나 다 ‘맹모단기(孟母斷機)’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 어머니들 중에는 맹모(孟母)를 닮으려고 애를 많이 쓴다. 맹자(孟子)의 어머니가 있었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맹자(孟子)가 탄생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록 맹자의 어머니처럼 위대한 어머니가 아니지만 맹자(孟子)와 같은 이름 있는 선비, 유명한 인물, 세계적인 인물을 만들 수 없을까? 맹자(孟子)가 특히 재능이 탁월했기 때문에 대학자, 대교수가 되었단 말인가? 이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해 본다. 보통의 어머니도 맹자와 같은 유명한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고 특히 재능이 탁월하지 못해도 대학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맹모단기(孟母斷機)’는 보통 어머니들을 주눅이 들게 만들고 평범한 자녀들에게 기죽이는 말이 아니다. ‘맹모단기(孟母斷機)’는 열녀전(列女傳)에 나오는 말인데 ‘맹모단기(孟母斷機)’의 내용이 담긴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평범한 보통의 어머니도 뛰어난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평범한 보통의 자녀들도 탁월한 인물이 될 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맹모단기(孟母斷機)’의 내용을 읽어보면 우선 맹자도 학교 다닐 때 특별히 뛰어난 사람이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흔들릴 때가 있었고 공부하기 싫어 그만둔 때도 있었다. 어찌보면 보통 사람보다 의지가 더 약한 사람으로 보인다.

어릴 때 유학을 보내어 놓았더니 공부는 하기 싫고 고향생각이 나고 어머니 생각이 나서 배우기의 꿈을 접고 집으로 돌아온 학생이 맹자(孟子) 아닌가? 학업을 중간에 포기하고 책 읽기를 그만 둔 중도포기형 학생이었다. 즉 폐학(廢學)하고 배움을 그친 불효학생이었다.

지금도 우리 주위에 배우기를 포기하는 자녀들이 많이 있음을 보게 되는데 이를 지켜보는 부모님은 안타까워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맹자(孟子)에게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우리 애도 지금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다시 공부하기를 시작하면 맹자(孟子)와 같은 탁월한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알고 용기를 가져야 하겠다.

그러면 공부를 포기하는 자녀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맹모처럼 엄한 훈계보다는 차라리 따뜻한 위로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맹자를 보라. 맹자도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한 것이 아니다. 끈질긴 면이 어디 있느냐? 굳센 의지를 찾아볼 수 있느냐? 세상에 어디 공부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사람은 누구나 고비가 있어.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해...’ 이런 식으로 위로해 주고 격려를 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맹모단기의 이야기를 되새겨 보면서 위로의 어머니가 되면 어떨까 싶다.

다음은 자녀가 공부하기를 싫어하고 배우기를 중단한다면 자녀에게 ‘물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맹모가 “학(學)이 하소지의(何所至矣)오?”하고 물음으로 접근하였다. “학문이 어디쯤에 이르렀는고?”라고 물었다. 공부를 포기하는 자녀에게 물음으로 다가가는 것은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물음은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물음은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다. 물음은 돌아오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 대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맹자는 어머니의 물음에 “자약야(自若也)-스스로 같나이다. 즉 전에 비해 전진이 없나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스스로 대답하도록 이끈 것이다.

문제가 있는 자녀라도 화부터 내지 말고 소리부터 지르지 말고 차분하게 조용한 목소리로 “학(學)이 하소지의(何所至矣)오?”라고, 또는 다른 내용으로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제가 있는 자녀에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화가 끊기면 문제 해결의 답을 찾을 수 없다. 그러니 물음으로 소통이 되게 하고 대화가 되게 해서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깨달아 갈 수 있도록 함이 현모의 한 자녀지도방법이 아닐까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