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서울시교육청의 행보가 한결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12년부터 서울시내 모든 초, 중학교에서 영재교육실시를 위해 영재학급을 모든 학교에 설치하겠다거나 영어전용교실 역시 모든 학교에 설치한다는 것등이 매우빠른 행보에 해당된다. 또한 국제중학교설립을 신속하게 완료하고 자율형사립고를 자치구마다 하나씩 설치한다는 것도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 중의 하나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하겠다.
이런 움직임에 환영할 만한 부분도 상당히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영재교육을 위한 모든 학교의 영재학급설치에 기본적인 취지는 공감하지만, 인위적으로 영재교육을 확대한다고 해서, 영재가 많이 육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영재성을 일찍 찾아내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을 한다. 그렇더라도 단순한 정책추진이 안고있는 문제를 사전에 해결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학교에서 재량활동 시간등을 활용하도록 한다고 하지만 결국 이 시간도 정규교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하면 우,열반 편성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것도 단순히 넘길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또한 인근 다른학교의 영재교육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에도 헛점이 있다. 한 학교에서 영재학급을 신설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1개과목 정도의 영재학급 신설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마치 학교마다 영재학급을 설치하면 해당학교 재학생들이 영재교육을 받기위해 다른학교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결국은 학교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영재교육을 실시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영재학급에 들어가기 위해 사교육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현실적인 영재학급신설이 가능할 것이다.
영어전용교실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영어전용교실을 설치하려해도 교실이 없어서 설치하지 못하는 학교들이 상당수 있다. 그럼에도 무조건 영어전용교실을 모든학교에 설치하겠다는 것은 여건을 생각하지 않고 밀어 붙인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실제로 현재 영어전용교실 설치를 하겠다고 나선 학교들은 부족한 교실때문에 기존에 있던 다른 과목의 교과전용교실을 영어전용교실로 바꾸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영어전용교실이 생겨서 좋긴 하지만 나머지 고목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어교육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나머지 과목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교실이 없는 학교에 대해서는 교실 신축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옳다는 생각이다.
만약에 수학교과교실이 영어전용교실로 대체된다면 가뜩이나 수준별이동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학교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될 것이다. 영어교육때문에 수준별이동수업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동안 적극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던 수준별이동수업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문제에 대한 대책이 세부적으로 세워져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써는 세부계획보다는 일선학교에 일정액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빠르게 움직이는 서울시교육청의 행보에 전적으로 찬성하거나 전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파생될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는 생각이다. 충분한 검토없이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득보다 실이 많다면 그 정책은 실패하게 되어있다. 이런점을 충분히 헤아려서 무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