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와 ‘-빼기’의 구분은 소리로 한다. [-배기]로 소리 나면 ‘-배기’로 적고 [-빼기]로 발음되는 것은 ‘-빼기’로 적는다.
‘-배기’는 1.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두 살배기/다섯 살배기)2.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나이배기/알배기)3.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공짜배기/대짜배기/진짜배기)
‘공짜배기, 귀퉁배기(귀퉁머리), 육자배기, 주정배기(주정뱅이), 혀짤배기(혀가 짧아서 ‘ㄹ’ 이나 ‘ㅅ’, ‘ㅈ’ 따위의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도 [-배기]로 소리 나기 때문에 역시 ‘-배기’로 적는다.
반면, ‘-빼기’는 몇몇 명사 뒤에 붙어1. ‘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이나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곱빼기/밥빼기/악착빼기)2.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앍둑빼기-얼굴에 잘고 깊게 앍은 자국이 성기게 있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외줄빼기-외줄’을 속되게 이르는 말./코빼기)
이와 더불어 ‘고들빼기, 그루빼기(짚단이나 나뭇단 따위의 그루가 맞대어서 이룬 바닥 부분.), 대갈빼기(‘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머리빼기’도 [-빼기]로 소리 나고 그에 따라 된소리로 적는다.
그러나 ‘뚝배기, 학배기’는 [-빼기]로 발음되지만 이렇게 적지 않는다. ‘뚝배기’는 ‘뚝-’과 ‘-배기’의 형태로 이루어진 말이 아니라, 그 자체가 단일어다. ‘학배기’도 ‘명태의 새끼를 노가리, 매미의 애벌레를 굼벵이, 갈치의 새끼를 풀치’라고 하는 것처럼, 잠자리의 애벌레를 이르는 말이다. 다시 말해 ‘뚝배기, 학배기’의 ‘배기’는 접사가 아니다. 둘은 단일어다. 한 형태소 안에서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한글 맞춤법 제5항 규정) 따라서 ‘뚝배기, 학배기’도 [빼기]로 발음되지만, ‘배기’로 적어야 한다.
참고로 다음과 같은 접미사는 된소리로 적는다.(한글 맞춤법 제54항) ‘심부름꾼(심부름군×), 귀때기(귓대기×), 익살꾼(익살군×), 볼때기(볼대기×), 일꾼(일군×), 판자때기(판잣대기×), 장꾼(장군×), 뒤꿈치(뒷굼치×), 장난꾼(장난군×), 팔꿈치(팔굼치×), 지게꾼(지겟군×), 이마빼기(이맛배기×), 때깔(땟갈×), 코빼기(콧배기×), 빛깔(빛갈×), 객쩍다(객적다×), 성깔(성갈×), 겸연쩍다(겸연적다×)’
그러나 다음의 ‘배기’는 잘못된 표기다.
○ 차돌배기와 제비추리 전문 쇠고기집이에요.
○ 양념갈비, 주물럭, 돼지불고기, 차돌배기, 삼겹살, 불고기, 양념삼겹살, 닭불고기 등을 양껏 맛볼 수 있다.
○ ‘고사모’는 차돌배기와 삼겹살은 1회에 한해 4.99-5.99달러에, ‘금사모’는 식용 금가루를 탄 금소주 한 병을 8.99달러에 제공한다.
‘차돌배기’는 ‘차돌박이(소의 양지머리뼈의 한복판에 붙은 기름진 고기. 빛이 희고 단단하다.)’ 가 바른 말이다. 접사 ‘-박이’도
1.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점박이/금니박이/덧니박이/차돌박이)2. (일부 명사 또는 동사 어간 뒤에 붙어) 무엇이 박혀 있는 곳이라는 뜻을 더하거나 또는 한곳에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다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장승박이/붙박이)
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