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에 꼭 해야 할 일

2009.01.16 16:59:00

집이 좀 넉넉하다고 해서 공부할 때 공부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에게 경고하는 말씀이 있다. 중국 송대의 유학자 주문공(朱文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家若富 不可恃富而怠學(가약부 불가시부이태학)-집이 넉넉하더라도 넉넉함을 믿고서 배움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주문공(朱文公)께서는 가난한 자에게는 폐학(廢學)을 하지 말라고 하셨고 부유한 자에게는 태학(怠學)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학문을 그치는 것도 문제지만 학문을 게을리 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학문을 그치는 것이나 학문을 게을리 하는 것이나 둘 다 뜻을 이루지 못한다. 이름을 빛낼 수 없다. 입신출세를 할 수가 없다. 현달(顯達)할 수가 없다. 성공을 할 수가 없다. 군자가 될 수가 없다. 학자가 될 수가 없다. 전문가가 될 수가 없다.

학문을 그치거나 게을리 하고서야 어찌 보배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나? 자신에게 보배가 될 수가 없고 가정의 보배도 될 수도 없고 세상에 기여할 보배가 될 수가 없다. 폐학(廢學)하는 이는 그래도 변명이라도 할 수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공부할 수 없다고, 형편이 어려워서 배우기를 그만 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태학(怠學)은 변명도 할 수가 없다. 배우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재물은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루아침에 독수리처럼 날아가 버리는 것이 재산이다. 그러니 넉넉하다고, 부유하다고 그것을 믿고 공부를 게을리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부함을 믿고서 공부를 하지 않고 아까운 시간을 쓸데없이 다 써 버리면 결국 어떻게 되겠나? 대인은커녕 소인이 될 것이고 이름이 빛나기는커녕 이름조차 어둠에 잠겨버릴 것이며 입신출세는커녕 백수건달(白手乾達)이 될 수도 있으니 배움을 게을리하는 것은 정말 금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주문공(朱文公)께서는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할 것 없이 학문을 그치거나 학문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고 오직 근학(勤學)하도록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배움에 힘쓰도록 하고 있다. “후세의 배우는 자는 마땅히 각각 힘써야 할 것이다(後之學者 宜各勉之-후지학자 의각면지)”라고 말씀하시고 있다. 배움에 임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반드시, 필히, 정녕 공부해야 함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주문공(朱文公)께서 하시는 말씀이 귀에 들리지 않는가? 배우지 않고는 성공할 수도 없고 군자도 될 수가 없으며 출세할 수도 없다. 눈으로 보고 깨달은 바를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강물처럼 귀 밖으로 흘러 떠내려 보내서는 안 된다.

少年(소년)은 易老(이로)하고 學難成(학난성)이니 一寸光陰(일촌광음)인들 不可輕(불가경)이랴! 소년은 늙기 쉽다(易). 눈 깜짝할 사이 청소년의 시절은 지나간다. 10대 청소년의 시절이 그렇게 오래 가지 않는다. 짧고도 짧은 젊은 시절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배움을 이루는 것이다. 생각보다 배움이 어렵다. 해도해도 끝이 없다. 노력해도 쉽게 눈에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시간을 쪼개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디의 시간이라도 붙들어야 한다. 10대 청소년의 시절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귀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움에 힘써야 한다. 부요함을 믿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넉넉함을 믿고서 나태하게 젊은 시절을 보내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성공한 사람, 이름을 날리는 사람, 빛나는 사람, 보배로운 사람, 군자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땅히 기울어야 한다. 모두가 힘써야 한다. 그래야 배움의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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