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제' 제대로 알아야 한다

2009.01.17 09:46:00

'취지는 좋은데 막상시행해보니 문제가 많다.'
어느 언론에서 수석교사제를 두고 한 이야기이다. 제목만보면 수석교사제가 문제가 많은 제도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된 문제들이 수석교사제 자체의 문제보다는 정책적인 문제가 더 많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운영자체에서 가져오는 문제가 아니고 정부나 교과부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수석교사제 도입의 목적은 '교과 및 수업 전문성이 탁월한 교사에게 특정 역할과 자격을 부여'하도록 한 제도이다. 그래서 교과 및 수업전문성이 탁월한 교사들을 선발했고, 당초 취지대로 수업 이외에 학교나 교육청 단위에서의 수업지도, 현장연구, 교수학습, 신임교사 지도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렇게 역할이 정립되어 교육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수석교사제가 왜 문제라는 것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문제는 정책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첫번째 문제는 수석교사에게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에 따라 20% 정도의 수업 경감 혜택을 주도록 되어있으나, 교사 인력이 크게 부족한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이미 예견이 되었던 것으로 시범운영을 마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가 아니고, 교과부의 지침이 대책없이 내려갔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교과부의 의지만 제대로 반영된다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잉여 인력이 남을 가능성이 있는 현실에서 수석교사에 대한 수업시수 감축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과부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부분일 뿐이다.

두번째 문제는 수석교사에 대한 연구비 문제인데, 연구를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역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수석교사수가 엄청나게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산을 조금만 더 편성하면 해결될 문제이다. 교사 전체에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기에 예산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수석교사가 교감과 보직교사의 중간에 해당된다고 보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고, 연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현실화해주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역시 본격시행전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번째는 전교조 등에서 지적하는 '제도 도입 배경이 전문성 향상보다는 교원 인사 적체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과 '관리직과의 갈등, 또 다른 내부 서열화 조장, 선발과정의 문제점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은 만큼 제도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인데, 수석교사제를 도입한다고 인사적체가 해소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교장, 교감과 달리 수업을 모두 하면서 별도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수석교사를 승진과 관련시켜서는 안된다. 도리어 여건을 개선하여 훌륭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석교사가 제대로 업무를 할 수 있다면 한단계 높은 교육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현재상태에서는 훌륭한 수석교사 양산이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다.

여기에 관리직과의 갈등을 문제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관리직과의 갈등문제는 개인적인 문제가 더 많다. 수석교사들 모두가 관리직과의 갈등을 겪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도 일선학교에서는 수석교사가 아니더라도 관리직과의 갈등이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결국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를 전체적인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옳은 지적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더 큰 틀에서 생각할 문제인 것이다. 여기에 실제로 시범운영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는지에 대한 근거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수석교사제는 이제 막 한발을 내디딘 상태이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옳지만 제도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이미 30여년 가까이 연구되었던 제도이다. 도입을 위한 준비를 좀더 철저히 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교직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제도라면 적극지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파생되는 문제점은 교직계에 종사하는 모든 종사원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도 자체를 흔드는 일은 교육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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