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오후, 교과부 대회의실에서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양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58개항의 ‘2008년도 상·하반기 교섭·협의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동안 교원승진규정에서 10년으로 정하고 있던 근무성적평정기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구체적인 단축기간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어쨌든 독소조항으로 지목되었던 근평기간단축이 어떤 방법으로든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근평10년연장은 참여정부시절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 부분을 두고 논란이 많았었다. 특히 전교조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학교현장에서는 동료교사 다면평가가 도입되었었고 그로인해 근무성적평정기간에 학교현장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전교조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의혹이 있었는데도 일선학교에서는 전교조를 중심으로 다면평가를 반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누구를 탓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고 그로인해 교단이 분열조짐을 보였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일이 사라지길 기대할 뿐이다.
그밖에 교육현장에서 반갑게 맞이해야 할 합의사항이 있었다. 특히 교육정책수립에 있어서 현장의 의견을 듣도록 한 것은 매우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다. 교원단체와 충분한 의견을 나누어서 수립하겠다니 이보다 더 큰 성과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교원의 질병휴직 기간 연장 추진도 환영할 만하다. 지난해 3월 국가공무원의 공무상 질병휴직 기간이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으나 교원은 이를 적용받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질병으로 휴직하는 교원들이 불안에 떨었던 규정이기도 했다. 꼭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 교섭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의 교직생활에 활력이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앞으로의 교육정책추진이 한꺼번에 충분한 검토없이 이루어지는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반드시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문제는 이렇게 합의된 사항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이다. 교과부에서는 그동안 수차례 교총과 교섭협의를 했었다. 수많은 사안들이 합의 되었었지만 실제로 이행한 부분에서는 만족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제만 하더라도 20년 이상을 끌어오다가 가까스로 시범운영에 들어갔었다. 이번의 교섭에서 법제화 하기로 했다고 하니, 조만간 교단에 정식으로 수석교사제가 도입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렇듯 다양한 교섭을 했지만 그동안 충분한 시행이 되지 않았던 것은 교과부의 의지가 부족했던 탓이다.
교원단체에서는 교섭협의된 내용을 어떻게든지 시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교과부의 무성의한 추진이 어려움을 겪도록 했었다. 예산문제를 거론하기도 했고, 다른 단체의 반대를 핑계삼기도 했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교섭이 충분히 이행되도록 의지를 보여 달라는 이야기이다. 새 정부들어서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교과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