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서야

2009.02.02 14:46:00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는 속담이 있는데 며칠 전에 이런 일을 직접 겪어보고 느꼈다.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한 후 몇 가지 하자가 있어 입주지원센터로부터 보수를 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안방 큰 유리의 아래쪽 구석이 금이 갔다고 한다. 하자보수 신청을 해 놓고 기다렸으나 업체의 사정으로 해를 넘기고 하자보수 팀이 이제서 도착하였다.

먼저 시공한 유리업체 팀은 망해서 다른 업체가 왔다고 한다. 보수 팀의 책임자로 보이는 분이 보더니 시공당시 유리가 깨진 것인데 실리콘도 쏘지 않고 그냥마무리를 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하자 보수를 해주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자세로 일을 하니 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차가 큰 유리를 싣고 오고, 유리를 들어 올릴 스카이 이동차가 와야 했고, 인부가 5명이 와서 작업을 하였다.

연세가 드신 인부 한분이 애기 해 주었다. 처음 시공당시에 했으면 10분이 면 했을 일을 10만 원 정도의 유리 한 장을 교체하기 위해 100만원은 들어간다고 한다. 즉 10배의 돈을 더 들여서 하자보수를 하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꼴이라고 하였다. 우리 생활에 이런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비능률이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의 한 장면이라는 생각을 하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큰일이 터지고 난후에 생각해 보면 아주 작은 일에 관심을 안 가졌기 때문에 많은 피해로 재정의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작은 불씨하나가 어마어마한 화재로 번져 크나큰 재산의 손실을 가져오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다. 화재는 재앙 중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인명과 재산을 순식간에 화마가 삼켜버리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담뱃불하나를 무심코 버려서 크나큰 산불로 번지는 경우는 호미로 막을 것을 헬리콥터로도 못 막는 꼴이 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도로포장을 깨고 수도관이나 전화선 또는 가스관을 묻는 공사모습을 보고 예산을 낭비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신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지금도 이런 현상을 종종 보게 된다. 시행관청이 다른 사업이라도 통합적인 시스템으로 얼마든지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시민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여름철에 갑자기 집중폭우가 내려 골짜기를 휩쓸어가는 홍수피해도 이런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치산치수사업도 재앙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주 작은 곳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하면 큰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적은 예산으로 사전에 대비를 하면 엄청난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겠다.

수많은 사람들이 병마와 싸우고 있는데 이런 것도 사람 마음대로 잘 되지는 않지만 평소에 좋은 생활습관으로 살아가는 것이 병을 더 키우지 않고 호미로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가래로 막아야하는 상황으로 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치료보다 훨씬 더 낫다는 것이다.

사람의 인성형성이 성장기 어린 시절인 초등학교 과정에 거의 형성된다고 하는데 이시기에 좋은 인성이 형성되도록 본보기를 보이고 사랑으로 마음의 어루만져주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올바른 인성이 형성되면 커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려서 잘못된 인격형성이 되면 사회의 악이 되어 많은 사람을 해치는 파렴치범이 되어 사회적인 재앙을 가져오는 현상을 보면서 호미로 막는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 하루였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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