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가 가르친 제자는 아닌가?

2009.02.13 17:27:00

TV 화면에 흉악범이 세인(世人)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보도가 나올 때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흉악범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혹시 내가 가르친 제자는 아닌가?' 하고 기억을 더듬게 된다. 내가 가르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교육자로써 부끄럽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우리가 올 곧게 인성교육을 잘했더라면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죄를 저지르는 흉악범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사회적인 악을 태연하게 저지르고 다니며 전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는 흉악범은 어려서 성장과정이 불행 했거나 지나친 학대를 받고 자라서 사회에 대한 적대감과 복수심이 쌓였다가 한순간에 폭발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강호순의 경우는 주변에 그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두 얼굴을 가진 『사이코 패스』라고 하니 더욱 경악스럽다. 일종의 병이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선한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고 다녔으니 피해를 입은 유가족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슬픔과 좌절에 빠졌겠는가?

청천벽력 같은 날벼락을 맞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피해자는 남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의 형제자매나 아들딸이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두 얼굴을 가진 범죄자로 사회의 악이 이제서 검거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자기의 범죄내용을 책으로 써서 자식들이 인세라도 받으며 살게 하려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부모의 흉악한 범죄내용을 책으로 발간하여 그 이익금을 자식에게 물려주려했다는 발상 자체에 온 국민이 치를 떨어야 하는가?

신체에 병이 든 것은 표라도 나는데 사이코 패스 같은 정신적인 병은 외형적으로는 알 수 가 없어서 더 많은 피해자가 나왔던 같다. 강호순 같은 흉악범도 분명히 성장과정에서 성격이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그 의 몸속에 악의 유전자가 내재되어 있지 않고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이러한 사회적 독소가 되는 인간을 걸러내어 특별 관리를 하는 제도적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고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물이나 불이 우리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이지만 이를 잘못관리를 하면 대형화재나 홍수로 돌변하여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재앙을 불러오는 것과 같다. 칼도 필요한 곳에 사용하면 편리한 도구가 되지만 흉기로 둔갑하면 인명을 해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물질만능의 풍조 속에 사람을 경시하는 풍조까지 만연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흉악범을 막을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칭찬으로 인명존중교육을 부모들부터 보여주며 실천하는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제도권 교육으로 들어오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지식교육에 치우치지 말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바탕이 되는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청소년기인 중고등학교 교육은 호연지기를 기르는 심신수련교육을 통한 봉사활동교육을 해야 한다. 국가에서는 사회의 악인 범죄자를 조기에 인지하여 사회교육차원에서 특별 관리를 하는 제도적인장치를 마련하여 국민이 흉악범의 피해자가 되지 않게 안심하고 살아가도록 하였으면 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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