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은 많고 적음이 없이 균일하게 한 것 또는 여럿을 고르게 한다는 뜻으로서 전체적 모양을 나타내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기온은 하루 전체 기온의 평균값인데 그 날의 최고 기온과 최저 기온을 더해 2로 나누어 나타내기도 한다. 흔하게 학교에서는 시험을 보고 난 후 산출한 평균 점수는 그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를 말해주는 척도다.
그러나 평균만으로 집단내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지 또, 서로 어느 정도 흩어져 있는지를 자세히 말해주지는 못한다. 예컨대 어느 a 학급 평균성적이 90점이라고 하자. 옆 b 학급 평균 역시 90점이라고 하자. 이 때 학급 평균이 같다고 해서 이 두 학급의 학력수준이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a 학급의 학생들은 어느 정도 부모의 경제수준, 사회계층 등에 있어서 비슷한 범주의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성적인데 반해, b 학급 학생의 경우는 앞엣것과 달리 높낮이가 다른 배경을 가진 채 나온 결과인데 이를 가지고 이 두 집단의 학력 수준을 무조건 같다고 하는 것은 오류다. 이것을 평균의 오류라고 한다.
논리를 조금 더 비약하여 전쟁을 치르는 지휘관이 강을 건너기 위해 그 동네 경험이 많은 노인에게 강의 평균수심이 얼마냐고 묻는다. 노인의 답변은 평균 수심이 140cm라고 했다. 장교는 평균 수심이 140cm이고 병사의 평균 키가 165cm이므로 걸어서 행군이 가능하다고 판단, 진격을 명한다. 그러나 강 가운데의 수심은 병사의 키보다 훨씬 깊어서 모두 물에 빠져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강을 건너는 데는 평균수심이 아닌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문제가 된다. 즉, 평균의 오류로 인해 극단적인 결말을 가져온 경우이다.
3월 31일 통계청에서 보도 자료를 하나 내놨다. 학령인구변화에 따른 <학교수․교사수 변화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웬만한 보도자료를 봤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요점을 추려보면, 현재는 OECD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수,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많지만 3~9년 후에는 저출산으로 인해 OECD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우선 이 자료의 오류에 대해서는 한교닷컴에서 내보낸 비판기사(2012년부터 교사가 넘쳐난다고?, 2009.4.1.기사 참조)를 보면 그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고 본다. 모든 것을 평균으로만 보다보니 지역에 따른 과소, 과밀학급의 분포를 그 특성에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과 수업을 담당하지 않는 교사(영양교사, 보건교사 등)들을 수업담당 교사 수에 넣은 것은 치명적 실수다.
물론 통계청에서는 기존 데이터를 가지고 전반적인 추세를 예측한 단순 자료라고 했다지만 이것은 그렇게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적어도 통계청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므로 그곳에서 나온 통계수치는 다른 부서(교육과 관련해서는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이 있다)의 정책운용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통계법을 보면 통계는 통계작성기관이 정부정책의 수립·평가 또는 경제·사회현상의 연구·분석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산업·물가·인구·주택·문화·환경 등 특정의 집단이나 대상 등에 관하여 직접 또는 다른 기관이나 법인 또는 단체 등에 위임·위탁하여 작성하는 수량적 정보를 말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이 법의 목적과 기본이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통계법 제2조 내지 제4조)
즉, 통계청에서 보도자료에 대해 말한 것처럼 주무부처(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적 판단을 돕기 위해 내놓은 자료라면 교과부에서는 공신력 있게 받아들여 정책으로 실현할 것이 내포되어 있다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교닷컴에서 지적한 것처럼 도농학교의 인구 격차로 인한 학생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교직원 감축을 추진하거나 퇴직자에 따른 충원을 제외한 여타의 합리적 증원은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통계의 생명은 정확성, 시의성,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방법에 따라 작성되어야 한다. 이것에 기반 하지 않은 이번 통계청 자료는 오류를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