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체험학습,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로

2009.04.14 16:18:00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2007년 12월 홍콩 선적의 14만 6000톤급 유조선과 해상 크레인이 충돌하면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던 태안반도는 한 순간에 검은 원유로 뒤덮였다. 평생을 바다에 의지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의 절망을 뒤로한 채 태안의 해변은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여가 흘렀다. 검은 절망에 빠져있던 태안 지역은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택에 깊게 패였던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가고 있으며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지역 상권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했던 섬 지역 등은 아직도 검은 기름이 곳곳에 남아있다고 한다.

원유가 직접 쏟아졌던 만리포를 몇 차례 가본 일이 있다. 해변 곳곳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운 모래가 깔려있고 바닷내음이 물씬 풍기는 해풍도 전과 다름없었지만 부분적으로는 아직 아픈 상처가 남아 있는 듯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지만 그나마도 이 정도의 모습을 찿은 것만해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태안에서 국제적인 행사가 열린다. 태안을 대표하는 대표적 관광지인 안면도에서 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것이다. 2002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국제적인 규모의 대회다. 「꽃, 바다 그리고 꿈」이란 주제로 펼쳐지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는 ‘꽃으로 풍요로워지는 생활’과 ‘100萬 자원봉사자의 감동과 태안의 미래’라는 부제로 이름처럼 해변이 아름답다는 꽃지 일원에서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한 달 가까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꽃박람회의 차원을 넘어서 태안 유류 피해 지역의 원상회복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우수한 화훼 정보교류 및 우수 국내 화훼류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 내용도 다채롭다. 국내·외 113개 지자체 및 업체와 해외국가 등이 대거 참가하여 전시는 물론이고, 공연, 이벤트, 교역, 학술, 국제경연대회, 체험 등 볼거리와 배울거리가 풍성한 행사로 꾸며진다.

이번 꽃박람회가 더욱 의미있는 것은 태안의 기적을 만든 국민들에 대한 보답으로 태안군민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데 있다. 비록 사람들에 의해 파괴된 자연이지만 인간이 노력하면 자연은 얼마든지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4월과 5월은 대개 각급 학교의 소풍과 체험학습이 계획되어 있는 달이다. 전국 각지에 풍광도 뛰어나고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관광지도 많지만 이번에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찾아서 지역 경제에 도움은 물론이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실 인간의 삶에서 자연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자연이 있기에 인간이 존재할 수 있고 그 자연은 인간이 지키고 보호할 때 풍요로운 은혜를 베풀게 마련이다.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이나 소풍은 대개 학기초에 계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장 장소를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가정에서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일환으로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유류 피해 당시 안면도를 찾아와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분들에게는 되살아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최진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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