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선생님을 높이고 있는가?

2009.04.24 15:31:00

우리나라에서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하여,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를 동일하게 보았다. 이렇게 본 이유는 우선 대상이 있다는 점이다. 임금에게는 백성이 있고 스승에게는 제자가 있으며 아버지에게는 자식이 있다. 다음은 이들에게는 베푸는 입장에 있다는 것이다. 임금은 백성에게 베풀고 스승은 제자에게 베풀고 아버지는 자식에게 베푼다.

또 이들은 사랑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임금도 스승도 아버지도 그러하다. 그러기에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를 동일하게 본 것이다. 그렇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는 동일하다. 그래서 배우는 학생은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선생님을 대할 때 임금을 대하듯이 해야 하고 선생님을 대할 때 부모님을 대하듯이 해야 한다.

그러면 배우는 이들이 선생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먼저 선생님을 높여야 할 것이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尊君王孝父母(존군왕효부모)하고 敬尊長奉有德(경존장봉유덕)하라”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임금을 높이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존장(尊長)을 존경하고 덕이 있는 사람을 받들라는 말이다.

尊君王(존군왕)하라고 하였다. 즉 임금님을 높이라고 하였다. 尊(존)은 높이다는 뜻 아닌가? 그러니 선생님을 높일 줄 알아야 한다. 선생님을 높이는 것이 임금님을 높이는 것이요 선생님을 높이는 것이 부모님을 높이는 것이다. 선생님을 낮추면 자기가 낮아지고 자기의 부모님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 尊(존)은 중히 여기다는 뜻도 있다. 선생님을 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선생님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어디 부모님에게 함부로 대하는 이가 있는가? 이 세상에는 아무도 없다. 그러니 부모님 중히 여기듯이 선생님을 중히 여겼으면 한다. 그리고 尊(존)은 소중하게 생각하다의 뜻도 있다. 부모님이 얼마나 소중한가?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을 소중하게 여기듯이 선생님을 소중하게 여겼으면 한다. 

그 다음 배우는 이들이 선생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선생님을 섬겨야 할 것이다. 孝父母하듯이 孝師해야 한다. 부모님을 섬기는 것 중의 하나가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인데 이와 같이 배우는 이들은 선생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선생님을 힘들게 하지 말고 편안하게 해 주었으면 한다.

다음은 어떻게 선생님을 대해야 할까? 선생님을 존경해야 할 것이다. 임금님과 부모님의 존경의 대상이지 멸시의 대상은 아니다. 임금님을 멸시하고 부모님을 멸시하는 이가 있는가? 임금님 존경하고 부모님 존경하듯이 선생님 존경해야 한다. 敬尊長(경존장)에서 尊長(존장)은 어른이라는 뜻이다. 누가 어른인가? 이웃의 연세 많으신 분들이 다 어른이겠지만 특히 우리의 임금님이, 부모님이, 선생님이 우리의 어른이다.

끝으로 어떻게 선생님을 대해야 할까? 선생님을 받들어야 한다. 임금님 받들고 부모님 받들듯이 선생님을 받들어야 한다. 奉有德(봉유덕)하라고 하였는데 有德(유덕)이라는 말은 덕이 있는 자를 말한다. 누가 덕이 있나? 임금님이 덕이 있고 부모님이 덕이 있고 선생님이 덕이 있는 분이시다. 그러니 선생님에게 奉(봉)해야 한다. 받들어야 한다.

배우는 이들이여! 나는 과연 선생님을 높이고 있는가? 나는 과연 선생님을 섬기고 있는가? 나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있는가? 나는 과연 선생님을 받들고 있는가? 임금님처럼, 부모님처럼...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