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의 술이편(述而)에 이런 말이 나온다. “子之燕居(자지연거)에 申申如也(신신여야)하시며 夭夭如也(요요여야)러시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 한가롭게 지내실 때는 마음이 잔잔하며 낯빛은 온화하셨다’는 뜻이다.
燕居(연거)의 燕(연)은 편안하다의 뜻이고 居(거)는 거주하다의 뜻이니 燕居(연거)는 편안히 거하다의 뜻이 된다. 한가하게 지내다는 뜻이다. 공자께서 편안히 쉴 때의 모습을 우리는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일을 하고 나면 마음이 잔잔해지지 않는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는다. 무언가 못마땅한 것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든다. 그러니 얼굴빛은 언제나 어두운 빛이 된다. 안정이 되지 않는다. 불안하다. 근심걱정이 가득 쌓인다. 보통 사람은 이런데도 공자께서는 그러하지 않으셨다. 그의 표정은 申申(신신)하였고 夭夭(요요)하였다.
마음이 잔잔하셨다. 마음이 평안하셨다. 여유가 있으셨다. 마음을 잘 다스렸다. 그러니 몸의 자세도 한결 여유로왔다. 자세도 아주 편안하게 쭉 펴져 있었다. 아주 자유스러웠다. 그의 마음은 온화하였다. 태연자약(泰然自若)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한가로이 계시면서느긋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니 얼마나 보기 좋은가? 申申如(신신여)의 모습은 긴장된 모습이 아니라 느긋한 모습 아닌가? 언제나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유를 가지도록 몸소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느긋한 마음을 갖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선생님 밑에 좋은 제자가 나오는 것은 공자와 같이 본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은가? 여유도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으니 좋은 선생님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도 申申如(신신여)의 모습을 본받아야 할 것 같다.
느긋한 마음, 편안한 마음, 잔잔한 마음, 여유가 있는 마음을 가지면 배우는 이들도 느긋한 마음을 가질 것이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것이며 잔잔한 마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여유가 있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夭夭如(요요여)는 얼굴의 모습이 온화함을 말한다. 얼굴빛이 너그럽고 온화하면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너그럽고 온화함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얼굴빛이 언제나 화락(和樂)하고 환하게 비치면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겠는가? 우리 선생님들은 비록 환경이 그러하지 못하다 할지라도 얼굴빛이 夭夭如(요요여)가 되었으면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찡그리는 얼굴, 화내는 얼굴보다는 언제나 화사한 얼굴, 밝은 얼굴을 보여주면 배우는 이들의 얼굴빛이 화사하게 피어오를 것 아니겠는가? 언제나 얼굴빛이 화기(和氣)가 넘쳐 올랐던 공자를 떠올리면서 밝은 얼굴을 지닐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또 배우는 이들이 공자와 같은 고매한 인품을 본받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여유도 배우고, 너그러움도 배우고, 편안함도 배우고 잔잔함도 배우고 온화함도 배워야 할 것이다. 학력향상에만 힘쓰지 말고 공자처럼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인품도 탁월하고 품위 있는 인물이 되도록 해야겠다.
공자께서는 한가할 때만 이런 모습을 지닌 것이 아니다. “仁者不憂(인자불우) - 인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는다”는 말을 미루어 보아 평소에도 평온하고 긴장하지 않고 유유하고 편안하였으며 언제나 기분이 좋아보였고 유쾌한 안색을 지녔으며 그의 표정은 언제나 명랑하였음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공자님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마다 신나고 기뻐하는 생활을 했으면 한다. 申申如(신신여), 夭夭如(요요여)의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 선생님들의 모습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