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강의하면 '가산점' 안준다?

2009.05.13 07:30:00

정부는 물론 각 시 도교육청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이 방과후 학교다. 학교별 비율은 물론 각 지역교육청별로 비율을 비교하기도 한다. 교사들은 물론 교육전문직들도 몇 명만 모이면 방과후 학교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현시점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방과후 학교인 것이다. 실제로 일선학교에서는 단 1%의 비율이라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이 학교구성원들이 편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율이 낮으면 교육청의 등쌀에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는 사교육없는 학교를 선정했고, 방과후 학교 선도학교도 선정하여 방과후 학교에 올인하고 있다. 물론 다른 시 도 교육청도 비슷한 상황이긴 하겠지만 서울시 교육청이 특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사교육비가 많이드는 곳이 서울이면서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기 때문일 것이다. 방과후 학교에 올인하면서 예산도 엄청나게 쏟아붓고 있다. 방과후학교 선도학교만 하더라도 1개교당 6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사교육없는 학교에는 그보다 두 세배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지만 그 시기가 언제쯤 될 것인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시교육청의 이런 노력으로 사교육비가 줄어들거나 그럴 가능성이 여러곳에서 엿보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노력에서 조금만 더해진다면 가시적인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선학교에서도 방과후 학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교육청에서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에 역행하는 행위를 다른 곳이 아닌 시교육청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과후학교 선도학교로 지정된 학교에는 6천만원의 예산과 함께 7명의 교사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선도학교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교사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들 7명의 교사중에서 방과후학교 강의를 1/4이상하면 가산점 부여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근거도 없이 단순히 강사료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좀더 확대해석하면 방과후 학교에서 강의를 함으로써 이미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고 보기 때문인 것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방과후학교 선도학교라면 해당교사들이 당연히 방과후 강좌에 강의를 해야 옳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사가 강의를 하는 것도 방과후학교 선도학교에 일조하는 것이다. 단순히 강사료를 받기 때문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부분의 선도학교에서 방과후학교 강의를 열심히 의욕적으로 해야할 교사들이 선도학교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양질의 강사들이 강의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시교육청에서 교사들이 강의를 많이 맡아서 하도록 권장하는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 활성화로 강사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임을 감안할때 이런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 강사인력이 있음에도 강사를 할 수 없도록 막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방과후학교 선도학교에서 가산점을 부여받는 교사들에 대한 강의금지를 해제해야 한다.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사교육을 잡기위한 노력을 범국민적인 차원에서 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노력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넓은 안목으로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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