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告善道(충고선도)가 친구 사귀는 법의 첫걸음

2009.05.16 15:01:00

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忠告而善道之(충고이선도지)”라는 말이다. 이 말은 뜻은 진심을 다해 말해주고 잘 인도하라는 뜻이다. 子貢(자공)이 공자에게 친구의 사귐에 대해 물었을 때 대답한 말이다.

忠告而善道之(충고이선도지)에서 忠은 告를 꾸며주는 말인데 忠은 진심을 다해, 정성을 다해, 성의를 다해, 성실하게, 성심으로...의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告(고)는 타이르다, 깨우치다의 뜻이다. 결국 忠告(충고)는 정성을 다해 타일러주다, 성심으로 깨우쳐주다. 성실하게 타이르다의 뜻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충고(忠告)라는 말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충고란 무엇인가? 남의 잘못이나 결함을 진심으로 타일러 주는 것 아닌가?

또 善道之(선도지)에서 善道(선도)의 뜻을 정확하게 알기위해서는 한문구조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善道(선도)의 짜임도 忠告(충고)의 짜임과 같음을 알 수 있다. 이 둘은 ‘수식구조’로 짜여져 있다. 앞의 한자는 수식어이고 뒤의 한자는 서술어이다. 즉 善은 수식의 역할을 하고 있다. 善이 道를 꾸며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善의 뜻이 무엇인가? ‘좋게, 친절하게, 공손하게’ 뜻이다. 그리고 道(도)는 앞의 告(고)와 뜻이 같다. 즉 가르치다, 타이르다. 깨우치다. 선도(先導)하다. 인도(引導)하다의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善道(선도)란 친절하게 깨우치다, 좋게 타이르다의 뜻이 된다. 앞에서 말한 忠告(충고)와 같은 뜻이 되겠다.

공자께서는 친구를 사귀는 법으로 친구의 잘못이 눈에 보이면 이렇게 친구에게 잘못을 지적해 주라는 것이다. 친구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 타일러 바른 길로 가도록 이끌어라는 뜻이다. 진실된 마음으로, 성심을 다해, 참마음으로 친구를 타일러 돌아오게 하고, 깨우치게 하고 바르게 이끌라고 하신 것이다. 忠告善道(충고선도)가 친구 사귀는 법의 첫걸음인 것이다.

이렇게 해도 친구 중에는 아예 말을 듣지 않고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보게 된다. 공자시대에도 그러했다. 忠告而善道(충고선도)가 우선이지만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잔소리로만 여기고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고 하면 어떻게 해라고 하였나? 忠告善道(충고선도)를 그만두라고 하셨다.

한두 번 하다 안 되면 그만두라고 하셨다. 자기 부모나 형제처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부모는 같은 피가 섞여 완전히 사람이 될 때까지 忠告善道(충고선도)가 필요하지만 친구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忠告善道(충고선도)를 계속하다 보면 친구관계가 멀어지고 끊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忠告善道(충고선도)하여 욕을 당하지 않도록 하라고 하셨다. 그러니 부모형제처럼 忠告善道(충고선도)를 끝까지 하려고 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친구 중에는 수용하는 친구, 수용하지 않는 친구가 반드시 있음을 알고 반복해서 忠告善道(충고선도)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忠告善道(충고선도)를 건성으로 듣고 짜증내고 고까워하는 친구에게 반복은 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됨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친구 잘못에 대한 무관심은 忠告善道(충고선도)보다 더 좋지 않음을 알고 우선 친구의 忠告善道(충고선도)에 힘을 쓰되 지나치게 해서는 안 됨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忠告善道(충고선도)는 한두 번이면 족하지 않을까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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