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남자리뉴얼(Mens Renewal) 원하세요?

2009.07.01 14:29:00

남자 리뉴얼(Mens Renewal)
이의수 지음, 청림출판(2009. 4. 29 1판 1쇄)

부제(副題) ‘마흔 이후 남자의 생존법’이란 이 책은 1부<남자> 남자-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남자의 전부(全部)이자 전무(全無)-일, 가정의 낯선 이방인, 2부<마흔> 행복을 찾아서, 남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내 인생의 프라임 타임, 3부<리뉴얼>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하여, 훌륭한 아버지가 되기 위하여, 힘이 되는 관계를 위하여 등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진 책. 저자는 남성사회문화연구소장. 평생교육학 박사과정 수료 후 퇴직 남성의 성공적 노후에 관한 연구, 강연, 방송, 저술활동을 통해 행복한 가정문화 전파에 힘쓰고 있다.

저자는 ‘40대 남자’를 이렇게 정의한다. 따르고픈 아버지 역할도, 노년의 인생 2막을 열어가는 모범적인 인생 선배도 없어 일과 삶에서 돌다리 두드리며 길을 건너가야 하는 세대.
우리가 아는 ‘불혹(不惑)의 마흔’과는 거리가 멀다. 인생 40대는 치명적 5D가 시작되는 시기란다. ‘쇠퇴, 질병, 의존, 우울, 노망’이 바로 그것인데, 이럴 때 5R 즉 ‘갱신, 갱생, 쇄신, 원기회복, 회춘’으로 에너지 넘치는 미래를 설계한다면 5D 때문에 좌절할 필요가 없다.
‘기레루’는 일본 신조어로 ‘갑자기 화를 내는 것’.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와 불만을 절제하지 못함이 원인이라나.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세계 질병 및 사망의 원인은 심장질환 다음으로 급성 우울증일 것이라 전망했다는데 현대인만이 앓는 역병 40대의 우울증은 바로 자녀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 문제. ILO발표 조사 대상 52개국 중 근로시간 한국 1위, 노동생산성 미국의 68%수준, 한국인은 일에 파묻혀 살다보니 자신이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산다.

한국인의 평균 퇴직 연령 53세. 그래서 중도에 잘려나지 않고 살아남아도 일하는 기간보다 은퇴 후가 더 길다고 하니 얼마나 충격적이고 한없이 여유로운(고달픈) 여분의 삶인가?
출퇴근도 없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온 중년의 남자에게 저자는 네 가지 제안을 들려준다.
고집은 버리고 소신은 세우라/ 몸은 반듯하게 마음은 정직하게/ 공부는 인생의 필요조건/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그리고 모든 직장인에게 ‘직장은 언젠가 나와야 할 곳’이니 직장 그 이후를 위해 ‘5가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단다. 자신감은 도약의 발판/ 긍정적인 생각/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라/ 행복한 가정을 지키라/ 꿈을 가지라/.

‘우리 할아버지 세대는 권위적이지 않으면서 권위가 있었지만 우리 아버지 시대는 권위적이기는 한데 권위는 없다.’라는 지적이 예사롭지 않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우리 자신밖에 없다(괴테).
저자의 강조점 중에 눈에 띄는 것은 ‘가정의 행복’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연 1억원을 버는 셈이니 행복한 부부가 부자라는 것. 애정과 감사가 담긴 마음에 기쁨을 주는 말, 힘들고 어려운 마음을 헤아려 주는 말을 가급적 자주 표현하는 것이 부부 사이를 돈독하게 해 준다는 상식적인 말도 기억하자.
야생 거위의 가정을 꾸리는 모습은 사람 보다 한 수 위. 가족이 60~70년을 동고동락하며 자식 사랑을 베푼다고 한다.

작은 일이라도 감사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거나, 용서는 건강의 비결이란 말도 새겨들을 만하다. 남자들의 4가지 영역 ‘자기 자신, 가정, 일, 공동체’ 중 40대까지는 일의 영역에 몰두해 있었으니 지금부터는 나머지 3영역을 돌아보며 균형을 잡으라고 권한다.
매년 1월마다 부부가 유서를 써서 남겼다가 해마다 갱신하는 예를 들면서 웰빙(well-being)은 웰다잉(well-dying)과 동의어라는 지적은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38p.‘남성 우울증 진단 설문지’는 한 번쯤 테스트해 볼만한 내용이며, 군데군데 보이는 ‘Tips for Happiness’에서는 테레사 효과라든지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한, 아버지와 아들의 행복한 대화를 위한 일화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내용들로 채워진 <부록>‘행복한 미래를 위한 리뉴얼프로젝트’도 꼼꼼히 챙겨 보면 ‘보다 큰 성장을 위하여’ 등 40세 이후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40대에 이어 50대에 다시 공부하며 더욱 새롭게, 나름대로 꾸준히 리뉴얼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해 온 내게 이 책은 이곳저곳 미개척 지대를 꼬집어 가르쳐준다. 40대 남성을 주 고객으로 설파하는 내용인 듯하지만 퇴직을 앞둔 50~60대에게도 좋은 지침서라 여겨지며 특히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실천에 옮겨 보는 일이 아닐까?
남자가 철드는 나이 마흔(?), 40세 이후 남자들이 읽어서 ‘남자(가) 리뉴얼(Mens Renewal)’되는 계기로 삼았으면 싶다.

이장희 안심중학교 정년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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