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학교평가기준' 어떻게 해야 하나

2009.07.03 08:43:00

올해 학교평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06년도에 평가를 받았으니, 3년만에 평가를 받는 셈이다. 국가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기관은 정기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교장선생님의 지론이다. 학교도 국가에서 예산을 지원받기 때문에 당연히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한다. 백번 옳은 이야기이다. 문제는 평가의 기준에 있다. 추상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평가기준을 보면서 평가관련 서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평가하는 시험문제는 '객관성', '타당성', '신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평가에서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학교평가에서 애매한 기준으로 학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담당부장인 연구부장마저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영역이 나누어져 있지만, 이 영역의 세부항목은 평가자료를 준비하기 어려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서류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핑계라고 해도, 더 큰 문제는 실사단이 이 자료를 보고 어떻게 평가를 할지 평가를 받는 입장임에도 염려가 앞선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이해가 쉽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공감이 가겠지만 그 예는 생략하기로 하겠다. 교육청에서 이 자료를 만든사람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평가지표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7월20일까지 서면평가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가능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증빙자료 중에는 파일형태로 만들어지지 않고, 종이문서로 보관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자료를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서 제출하라고 했다고 한다. 종이문서로 보관된 것들을 모조리 스캔 작업을 거쳐 파일로 만들어야 할 형편이다. 그 자료들을 모두 스캔떠서 그림파일로 만든다면 파일의 용량이 엄청나게 커진다는 것쯤은 컴퓨터를 조금만 다룰줄 안다면 이해하는 부분들이다. 파일용량이 커진다고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겠지만, 준비하는 학교나 평가하는 교육청 모두가 불편함을 견뎌내야 한다. 어차피 인쇄해서 종이문서로 만들기 때문에 원래부터 종이문서로 되어있는 것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좀더 간편하게 요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증빙자료로 '학교교육계획서'와 '학교교육과정운영 계획서'를 요구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증빙자료를 준비하면서 이들 자료의 일부분을 또다시 파일로 만들고 종이문서로 출력도 해야 한다. 이중 삼중으로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이다. 간단히 교육계획서나 교육과정운영계획서를 활용할 수도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굳이 별도로 필요한 부분만 다시 뽑아서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평가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임에도 학교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만들어서 보낸 평가지표는 앞으로는 꼭 개선되어야 한다. 해당부분을 좀더 쉽게 그리고 무엇을 자료로 요구하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 누가 보더라도 쉽게 이해하고 자료준비도 쉽게 할 수 있는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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