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맑은 계곡과 함께하는 송전리 산촌생태마을

2009.07.21 10:06:00


몸과 마음이 다 편해야 하는 게 휴식이다. 자연과 벗하며 ‘추억과 낭만 찾기’에 좋은 여름철... 지친 삶을 휴식으로 재충전하는 것도 삶의 지혜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유’, ‘스스로 만들어 가는 행복’ 물에 “풍덩” 뛰어들거나 물속을 “첨벙첨벙” 걷는 상상만으로도 무더위가 저만큼 달아난다. 시간만 내면 되는 일인데 막상 떠나려면 갈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마을 옆 계곡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밤하늘에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산촌 하나쯤은 찜해둬야 한다.

계곡이 있어 여름철 휴양지로 제격인 산촌마을을 지리산 자락에서 찾아보자. 함양의 휴천면(休川面)에는 물놀이를 즐기며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이 2008년 산림청에서 최우수 산촌생태마을로 발표한 송전마을이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IC에서 송전마을까지 엄천강이 S자를 그리며 길옆으로 이어진다. 생태마을휴양소가 있는 세동부락에 가려면 하류 쪽의 송문교나 상류 쪽의 용유교를 건너야 한다. 다리 건너기 전 고정마을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면 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송전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이 지리산 둘레길 2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위치해 앞에는 맑은 물이 흘러가는 엄천강과 뒤에는 일명 빨치산 루트로 불리는 지리산 줄기와 연결된다.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풍경과 옛 역사가 공존하는 이곳을 도회지 사람들이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마을에 들어서면 낮고 아담한 담장, 좁아서 여유가 느껴지는 골목길, 토종 벌통이 놓여있는 마당, 정돈되지 않아 아기자기한 살림살이, 산내음이 묻어나는 훈훈한 인정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송전마을은 31가구에 70여명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70세 이상 노인이 70%가 넘고 막내가 42살이나 되는 마을의 구성원과 논밭농사와 산나물을 채취하며 바쁘게 살아도 600만원에 불과한 가구당 연소득이 다른 산촌마을과 별반 다르지 않다.

450여 년 전 화전민이 정착한 마을이라 삶이 고단할 수밖에 없었다. 생태마을 김기완(67) 대표는 쑥에 밀가루나 옥수수가루를 묻혀 찐 ‘쑥털털이’를 자주 먹던 가난한 시절을 얘기한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육지속의 섬으로 교통이 불편했다. 외지에 한번 나가려면 배로 강을 건넌 후 다시 강 건너편 고정마을의 언덕까지 올라가야하는 고생길이었다. 최후의 여자 빨치산 정순덕이 은신하던 선녀굴이 마을에서 가깝다.


변화의 바람이 가난하던 산촌마을의 생활을 180도 바꿔놓았다. 한옥식 8각 정자를 설치하고, 고로쇠ㆍ산나물ㆍ벌꿀ㆍ래프팅ㆍ계곡낚시ㆍ곶감 등 지역 특성을 살린 녹색 체험을 운영했다.

송전마을회관 아래에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산림휴양소가 있다. 2007년 7월 오픈한 목조건물로 산림휴양체험에 참여하거나 여름철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숙박시설이다. 2008년에 1억 1천만 원의 순이익을 낸 휴양소가 이 마을의 미래이며 희망이다.


김 대표는 5천주의 감나무와 1만주의 고로쇠나무를 식재하여 도시민들에게 유익한 산림휴양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던 마을에 외지인들이 찾아와 활기를 불어넣어준 게 최고의 성과’라고 속내를 밝힌다. 휴양소를 찾은 외지인들도 공기 맑고, 인심 좋고, 조용하고, 볼거리 많은 송전마을을 칭찬한다.

주변에 빼어난 볼거리들이 많아 마을에 숙소를 정하면 산책 코스, 차로 도는 코스, 불교유적 코스, 역사체험 코스, 빨치산루트 코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리산 자락을 둘러볼 수 있다.


마을에 두 개의 팔각정이 있다. 휴양소 내의 안심정과 마을 옆 동산의 고원정은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오붓하게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북벌을 꿈꾸며 인재를 구하고자 삼천리강산을 떠돌던 사도세자가 고원정이 있는 자리에서 쉬어갔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도보로 5분 거리의 할미소 계곡은 발 담그기기에 좋은 마을 사람들의 피서지이고, 평평한 마적바위 아래로 절벽이 펼쳐진 세진대는 마적대사가 득도한 곳이다. 바위에 앉아 마음을 쓸어내리고 세간의 티끌을 씻어내면 엄천강 계곡과 용유담이 저만큼 아래로 보인다. 이곳에 수령이 400년 넘은 소나무 마적송이 늠름하게 서있다. 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8cm정도의 금동여래입상과 조성연대가 불분명한 목조여래좌상이 있는 조용하고 아담한 사찰 문수사는 마을 위쪽에 있다. 


사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용유담은 마을에서 가까운 엄천강 상류에 있다. 용 아홉 마리가 살았다는 용유담은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여름철 피서지로 최고다.

산촌은 삶에 찌든 도시인들이 휴식하기 좋은 자연치유의 공간이다. 송전마을 앞 엄천강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물놀이하며 즐거워하고, 주변의 벽송사ㆍ서암정사ㆍ오도재까지 돌아보면 이번 여름의 추억과 낭만 찾기는 성공이다.

*도움자료
①도로안내 :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IC → IC 사거리 좌회전 → 60번 지방도 함양.마천 방향 우회전 → 유림삼거리 함양.마천 방향 좌회전 → 60번 지방도 자연휴양림.백무동.마천 방향으로 좌회전 → 송전마을.모전마을 방향 좌회전 → 송문교 건너 우회전 → 송전마을
②송전리 생태마을 전화 : 055)963-7949, 대표(김기완) 019-463-5989, 이장(박영덕) 010-8755-0595
③송전리 산촌생태마을 사이트 : http://www.songjunri.com
④주변 볼거리 : 용유담, 세진대, 마적송, 할미소, 문수사, 선녀굴, 벽송사, 서암정사, 오도재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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