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값, 나이 값 하며 살자

2009.07.22 14:20:00

돈에 눈 먼 교장선생님 "납품대가로 뭐 줄 거냐", 교장이 먼저 뇌물요구 "교육계 왜 이러나", 운동기구 납품 수뢰 교장 등 무더기 적발...

21일, 각종 신문에 실린 납품비리 기사의 제목이다. 제목만 보고도 욕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사건의 진위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매스컴을 접하기가 두렵고 창피하다. 그냥 쓸어 덮을 일이 아니기에 교육계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울화가 치민다.

‘학교나 관공서에 운동기구를 납품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경기지역 초중고 교장 등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해 5월 경기도내 한 초등학교 교장 A씨는 “학교에 운동기구를 납품하게 해 달라”는 업체 직원에게 “그러면 무엇을 줄 거냐”며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해 현금 3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행위 자체가 추잡한 기사를 끝까지 읽을 필요도 없다. 서두에 실린 글 몇 줄만 읽어보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된다.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인천경찰청 수사과에 불구속 입건된 교장과 교직원이 19명이나 되니 무더기 적발, 노골적인 금품 요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들릴 만도 한다. “아이들에게 양심과 도덕을 가르쳐야 할 교사들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는 글로 교육계를 훈계하는 언론도 있다.

같은 날 서울지방경찰청은 ‘유흥업소 업주들에게 단속정보를 알려주고 그 대가로 상납을 받은 혐의로 전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관 21명을 파면 등 중징계 했다.’고 밝혔다.

유흥업소 업주들에게 단속정보를 알려주고 대가로 상납을 받은 경찰관과 “학교에 운동기구를 납품하게 해 달라”는 업체 직원에게 “그러면 무엇을 줄 거냐?”며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교장과 다를 게 무엇인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경찰관보다 훨씬 도덕적이어야 한다. 사회에서도 그걸 요구한다. 이런 일 저지르는 관리자가 젊은 교사들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바른 자세와 몸가짐으로 교육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아야 교사 촌지ㆍ비리 신고하면 돈으로 포상하는 ‘부조리보상금 조례’ 같이 이상한 것 만들지 못한다.

소중한 인생살이 남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흠집 내면 되겠는가? 돈관계만 깨끗해도 중간은 사는 거라고 했다. 자리 값, 나이 값 하며 가진 것 베풀어도 짧은 게 인생살이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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