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가 궁금하다

2009.07.25 09:22:00

학부모회 활동과 관련하여 자료조사 공문을 받았다. 자료조사 내용은 참고내용으로만 한다는 글귀가 포함되어있었다. 그런데 공문의 내용을 보면 정말 이 공문을 작성해서 보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도록 만들고 있다. 학부모회 조직여·부, 모임시간, 모임횟수 등은 일상적인 내용으로 쉽게 답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학부모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알아 보았다. 쉽게 대답해 주었다.

문제는 학부모회에서 회비를 모으고 있느냐는 것이다. 모으고 있다면 그 수준이 얼마인가도 포함되어있다. 또한 이 회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다. 모두가 대답하기 곤란한 것들이다. 학부모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 보았다. 전혀 회비를 모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모임을 했을 경우만 각자 회비를 내서 충당한다고 했다. 다같이 모였으니, 식사도 하고 차도 마셔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학교에서는 학부모회나 운영위원회로 부터 그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학생복지, 교원복지, 학교시설보수등에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공문이 학교로 왔을까 의문이다. 만일 학교에서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면 학교를 고발이라도 할 참이었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회비를 모아서 별도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이런 공문을 내려보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학교에 불법을 조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불법을 조장하고 있는 학교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 보는 것은 아닌지.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당연히 모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할 곳에서 그런 내용을 조사해서 보내도록 한 것은 정말이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아무리 참고사항이라고는 하지만, 때로는 참고사항이 현실적 상황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로 많은 학교들에서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학교교사들은 학부모회에서 회비를 모으는지 어떤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 일일이 물어보기도 그렇고....

그런데도 이런 것을 보고하도록 하여, 일선학교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하고 있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학교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아는 상급교육행정기관에서 이런 공문을 여과없이 내려보낸 것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의 공문은 말도 안되는 조사인 것이다. 따라서 교육청등의 상급교육행정기관에서는 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모든 학교들이 따라서 할까 우려스러울 뿐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