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교육과정은 겉만 미래형인가.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미래형교육과정이 아니다. 도리어 현재의 교육과정틀을 뒤흔드는 교육과정이다. 과목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그동안 나왔던 여러가지 자료나 보도에서 볼 수 있듯이 과목을 통합하여 교과군을 줄이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럼에도 자문위원회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대답이 명확한 것도 아니다. 막연히 통합이 아니다라고만 하고 있다.
좀더 확대해석한다면 통 폐합의 인상이 강하다. 있는과목의 과목명을 없애고, 다른 이름으로 다른과목과 통합하니, 당연히 통 폐합이 아닌가. 그럼에도 통 폐합은 더욱더 아니라고 하고 있다. 그럼 무엇이란 말인가. 교과군을 줄이는데, 통합도 아니고 통 폐합도 아니라면 무슨 재주로 교과군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혹시 일부과목을 폐지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그건 그렇다치고, 이미 다 알고있는 것을 미래형이라고 고집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교과군을 줄이는 안은 그동안 교육과정 개편에서 나왔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고, 결국은 줄이지 못했던 것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 집중이수제는 7차교육과정 개정안에서 권장사항으로 이미 교육과정에 명기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동안 있었던 안을 다시한번 손댄다고 그것이 미래형이 되는가..
그것도 그렇다치고 미래형 교육과정의 시행시기는 어떠한가. 2011년 고등학교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 다음해에는 중학교이다. 7차교육과정의 개정안이 자리잡기도 전이다. 새 교육과정이라고 시작한 것이 제대로 완성도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개정교육과정을 맞이해야 한다. 반겨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헷갈릴 뿐이다. 왜 이렇게 개정하여 왜 이렇게 곧바로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학교장에게 권한을 많이 이양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학교장들의 준비는 덜 된 상태이다. 물론 그동안 간섭받으면서 시키는대로 했던 관행 때문이다. 많은 권한을 이양하기 위해서는 학교장들부터 연수를 시켜야 한다. 아무런 준비가 안된 교장들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완벽해 지기위한 노력은 해야 한다. 교장연수에서도 이런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준비안된 학교장들에게 권한을 주는 것은 그 권한이 남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형 교육과정의 결론은, '미래에 실시하자'는 것이다. 아직은 여건도 안되었을 뿐 아니라, 교육과정 자체가 더 많은 검토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5개월만에 만들어진 교육과정이 충분한 검토가 되었을까 의문스럽다. 더 많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다듬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미래가 올 수 없듯이, 미래형 교육과정도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시간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