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이들이 귀히 여겨야 할 것

2009.08.24 09:03:00

논어의 태백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動容貌(동용모)에 斯遠暴慢矣(사원포만의)며 正顔色(정안색)에 斯近信矣(사근신의)며 出辭氣(출사기)에 斯遠鄙倍矣(사원비배의)니라”라는 말이다. 이 말은 ‘몸을 움직임에는 사납고 거만함을 멀리하고 얼굴빛을 바르게 함에는 신실에 가까이 하며 말을 함에는 비루하고 어긋남을 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증자가 병이 위중할 때 맹경자가 병문안을 오니, 증자가 한 말이다. 새가 죽을 때에는 그 소리가 애처롭고 사람이 죽을 때에는 그 말이 착해진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군자로서 소중히 여기는 도가 세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그 세 가지가 위의 내용이다.

첫째가 몸가짐과 행동을 신중히 하라는 것이다. 容貌(용모)는 얼굴뿐만 아니라 온 몸의 태도이다. 몸을 움직인다는 말은 몸으로 행동을 할 때를 말한다. 몸으로 행동을 할 때의 유의점은 몸가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暴慢(포만)을 멀리하라고 하였다. 暴慢(포만)은 포악하고 거만한 행동을 말한다. 거친 행동과 교만한 행동을 멀리하라고 하신 것이다. 斯(사)는 則(즉)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증자가 건강할 때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서 暴慢(포만)한 자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자들이 못마땅한 것이었다. 그들이 군자랍시고 열심히 학문을 닦고 나름대로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한다고 하였지만 그들의 행동은 바르지 못하였다. 그래서 죽음을 앞두고 진지하게 선하게 말을 한 것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遠暴慢(원포만)하라고 하신 것이다.

남을 괴롭히는 난폭한 짓을 하지 말아라고 하였다. 남을 때리는 행동은 하지 말라고 하였다. 배우는 이들은 학교에서 폭력을 행하는 이는 이 말씀을 가슴속에 담아야 한다. 자신의 힘을 믿고 약한 이들에게 괴롭히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심심하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는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 학교 선생님 입에서 요즘 학생들 너무 난한다고 한다. 暴慢(포만)한 자가 많다는 말 아닌가?

둘째가 안색을 바르게 함에는 거짓이 없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얼굴빛이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얼굴빛을 바르게 함에는 신의를 가까이 하라고 하였다. 近信(근신)하라고 하였다. 얼굴빛을 바르게 함에는 신의가 있어야 하고 진실이 있어야 한다. 얼굴빛과 속이 달라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언제가 얼굴빛에는 믿음이 가야 하는 것이다. 도저히 믿지 못할 사람이 되면 아무리 얼굴빛을 바르게 해도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정직해야 하고 거짓을 말하지 않고 남을 속이는 일을 하지 말아라고 한다. 오늘 말이 다르고 내일 말이 다르면 그 사람을 신뢰하겠는가? 배우는 이들이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말에 대한 신뢰이다. 이중적인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한다. 그래야 어디로 가든지 인정을 받을 수 있고 누구나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가 말할 때 비루하고 어긋남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도리를 어기는 천한 사람의 말을 멀리 하게 될 것이다. 辭氣(사기)는 말과 어조를 말한다. 말을 할 때는 遠鄙倍(원비배)하라고 하였다. 鄙倍(비배)는 상스럽고 도리에 어긋남을 말한다.

말을 함에는 비루하고 어긋남을 멀리해야 하는 것이다. 예의에 어긋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천한 말을 해서도 안 된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해서도 안 된다. 언제나 말은 아름다워야 하고 향기로워야 한다.

자기의 말 때문에 친구들이 자기를 멀리한다면 되겠나? 수시로 바뀌는 말도 문제지만 비루하고 어긋난 말을 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자기의 저속한 말 때문에 친구가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하면 되겠나? 예의 바른 말, 순수하고 깨끗한 말, 잘 다듬어진 말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포악하고 거만한 행동을 멀리 하는 것, 얼굴빛은 언제나 신뢰가 가는 것, 말은 비루하고 어긋남을 멀리하는 것 이 세 가지를 三貴(삼귀)라고 한다. 배우는 이들이 귀히 여겨야 할 세 가지를 기억해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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