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체온측정, 다른 방법 찾아야

2009.09.10 22:14:00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위한 방안으로 일선학교에서 등굣길에 학생들의 체온측정을 시작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한국교총의 조사에 따르면 아침 등굣길에 체온을 측정하는 학교가 대략 40%정도 된다고 한다.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발빠른 대응을 한 것은 백번 옳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에도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되었다. 신종플루 예방이 지금으로서는 최대의 이슈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더구나 단체생활을 하는 학교에서의 예방책은 꼭 필요하다 하겠다.

문제는 학생들의 체온측정과정에서 신종플루가 다른 학생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체온계를 귀에 넣고 측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등굣길에 여유있게 측정을 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체온계를 구하기가 어렵고 막상 구한다고 해도 체온계의 가격이 고가이다보니 꼭 필요한 수량만 확보하고 있어 여유있는 측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때문에 아침에 학생들이 밀려드는 시간에는 비위생적인 측정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보건교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한 학생을 측정하고 알콜 소독을 한 다음에 다음학생을 측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지키기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알콜로 소독을 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낮게 측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즈나 휴지로 닦아낸 후 다음학생을 측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염의 위험성이 있고, 한꺼번에 많은 학생들이 몰릴 경우는 교사 자신도 무심코 그대로 다음학생을 측정하게 되어 비위생적인 측정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이염등을 앓는 학생들이 간혹있어, 이에대한 문제도 있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측정을 하고는 있지만, 측정할때마다 미심쩍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직접 체온을 측정하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신종플루 문제가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더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처럼 측정하는 방식이 가장 좋은 방식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각 가정에서 아침마다 체온을 측정해서 교문에서 그 결과를 제출하는 방법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즈음의 현실에서 학부모라면 최소한 학생들의 청결문제나 체온측정문제에 적극적인 협조를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손씻기 운동등을 펼치고 있지만 아침마다 교문에서 이루어지는 비위생적인 체온측정으로 자칫 문제가 발생한다면 체온측정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단은 아침 등굣길에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이로인해 파생될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각 학교에서 다양한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을 신종플루로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가 학교에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염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함께 연구하고 노력하여 훨씬더 발전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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