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추진되었던 여러가지 교육정책으로 인해 교육이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경우도 많지만, 잘못된 정책의 추진으로 한발 후퇴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 잘된 정책과 잘못된 정책을 비교해보면 서로 상쇄효과를 가져와서 제자리 걸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정책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런 정책들이 제대로 검증된 정책인지, 그렇지 않은 정책인가에 따라 교육의 변화는 그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말도많고 탈도많은 미래형 교육과정, 교육계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이제는 너무나 낯익은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막연히 교과목이 줄어든다는 것도 알고있을 것이다. 정확히는 교과목이 아니고 교과군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각 교과들이 통합되는 것이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문제는 이들 교과군을 조정함으로써 국,영,수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과, 집중이수제를 도입함으로써 역시 시수가 적은 교과는 빨리 이수하도록 하고, 국,영,수 위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데에 있다.
어떻게 개편하던지 현재의 교육과정과는 많이 다른 교육과정이 될 것이다. 국가교육과학기술 자문회의에서 만든 교육과정을 교과부에서는 거의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공청회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공청회에서는 수많은 교사들과 교육관련자들의 많은 질문들이 그대로 묵살되었다. 몇몇 질문에 대답을 하긴 했지만, 그 대답이 일반적인 답변으로 끝났다. 구체적인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이렇게 통과된 공청회를 끝으로 미래형교육과정이 교과부의 손으로 넘어간 것이다. 그 안이 거의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미래형 교육과정이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2011년에 중학교 1학년에서 시작될 것이다. 7차교육과정 개정과정이 2010년에 중학교 1학년에서 시작된다. 요즈음 교과서 선정을 위해 일선학교 교사들은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하고 있다. 2011년 미래형교육과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내년에 교과서 선정이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 교과군들이 통합되기 때문에 현재의 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선정은 그렇다치고, 교과서를 언제 또다시 집필하나. 현재의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해도 교과서는 새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국가적으로 경제적으로도 대단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교과서 선정하고, 교육과정 개편안 검토하고 그렇게 하면서 일선학교는 또다시 혼란스런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새 교육과정이 시작된지 1년만에 또다시 새로운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경우는 찾을 수없는 비정상적인 교육과정이다.
학교를 살려주어야 한다. 교육을 살려 주어야 한다. 교과부에서 추진하는 미래형교육과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교과부에서도 문제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밀어 붙이는 것은 백번 잘못된 것이다. 학교가 혼란스러우면 피해는 학생들이 보게된다. 따라서 미래형교육과정은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며, 시행시기도 늦춰야 한다. 문제가 많은 만큼 원점에서 시작해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학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교과부의 역할인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