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교사에 책임 떠넘기는 정치권

2009.09.13 20:12:00

'학교안에 경쟁이 없다보니 (교사들이) 나태해지고, 그러다보니 관료화되고 노력하지 않는 교사들에 대해 학생들이 존경을 보여주기 만무하다', '우리나라 교사들이 교사직에 들어가는 시점에서의 자질은 세계 최고지만, 학교내에 경쟁이 없다보니 공교육과 선생님의 경쟁력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중의 일부이다. 공교육이 붕괴되어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공교육에서 잘못한 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교권이 무너져도 교사탓,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켜도 교사탓으로 돌리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왜 언급이 없나. 학교내의 교사들 경쟁을 강조하는데, 누구와 경쟁하라는 이야기인가. 경쟁한다고 학생들이 변할 것으로 보이나.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말의 사건들을두고 교사가 무능해서 그런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생들을 아무리 열심히 지도해도 문제는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 학교에서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문도 제기했다. 그럼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성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란 말인가. 교사라면 누구나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냥 대충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몇이나 된다는 이야기인가. 학교교육의 신뢰가 떨어진 것도 교사들 책임인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사들끼리 도대체 무슨 경쟁을 하라는 것인가. 가르치는 것을 아무리 달리해도 평가라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학생들의 성적을 조금이라도 잘 나오도록 할려면 무조건 암기위주식 교육을 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욱더 심화될 것이다. 학생들의 성적이 낮게 나오면 교사들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부진학생들이 많이 나오면 그에대한 책임을 또 져야 한다. 학교에서 성적부진으로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을 사교육에 맡기면 성적이 쑥쑥 오를 것으로 보는가. 부진학생을 열심히 지도해도 그 결과가 신통치 않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교사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은 본질을 잘못 짚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을 활성화시키고 교사들이 학생들 지도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에는 백번 공감을 한다. 교사들 책임이 전혀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싶지 않다. 다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교사들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심지어 신종플루문제로 휴교를 하면 학교에 무책임하다고 몰아세우고, 휴교를 안해서 문제가 커지면 휴교를 안해서 그렇다고 한다. 이래저래 학교만 억울하다. 휴교를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그 심정을 이해나 하나.

학생들이 교사들을 폭행하는 시대에 학교에 책임만 떠넘기면 그만인가. 도대체 정치권에서는 교육을 걱정이나 해봤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학교와 교사들을 옥죌 것인가만 생각해 오지 않았나. 교사들의 고충보다는 철밥통이라고 비난만 하지 않았나. 학교교육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 본적이 있나. 다른 것을 제쳐두고 무조건 교사들에게 책임을 돌리기 때문에 교육문제 해결이 어려운 것이다. 좀더 긍정적으로 교육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는 정치권이 되었으면 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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