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국정감사자료 요구에 일선학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간혹 시교육위원회에서 교육위원들이 자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올해는 좀 줄어들까 했던 국감자료가 여전히 줄지않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이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다. 결과는 '아니올시다'일 뿐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정확히 비교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지난해에 요구했던 자료, 이미 교육청에 보고했던 것을 다시 요구하는 경우, 시간이 촉박하거나 이미 지난 시간을 보고기한으로 요구하는 경우, 3년 이상의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해당이 없어도 '해당없음'으로 보고하라는 것등이 학교의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이다. 보고기한이 늦어지면 이를 재촉하는 교육청의 태도에 수업을 팽개치고라도 보고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여기에 교육위원회 소속의 국회의원들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내용을 서로 다른 의원들이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양식만 조금 다를 뿐 거의 같은 내용인데도 자료를 요구하는 의원들은 서로 다르다. 똑같은 자료이기에 하나만 작성하면 쉽게 해결이 되지만 의원들이 이렇게 체계적이고 서로의 의사소통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다. 최소한 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는 의원 상호간에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국회의원들도 아무생각없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사정이 이렇다고 해서, 자칫하면 학교에 내려오는 공문이 국감자료에 한정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평소에 보고공문이나 정기적인 보고공문은 그대로 내려오고 있다. 여기에 국감자료 요구 공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존의 업무에 가중되는 것이 바로 국감자료 요구이다. 그러니 일선학교에서는 국감자료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요즈음 시기만 잘 넘기면 그래도 견딜 만 한데, 국회의원들의 국감자료 요구는 한계를 넘고 있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잡무경감을 주장하고 대책을 세운다고 난리법석을 친다한 들 공문서를 내려보내는 쪽에서 의식변환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최소한의 학교사정을 고려해서 국감자료를 요구해야 한다. 무작정 내려보내서 자료를 받고 보자는 식의 인식은 학교현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사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는 그런 분위기가 아쉽다는 생각이다.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