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뒤에 실패 있고 실패 뒤에 성공 있다

2009.10.06 09:12:00

채근담 10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恩裡(은리)에 由來生害(유래생해)하나니 故(고)로 快意時(쾌의시)에 須早回頭(수조회두)하고 敗後(패후)에 或反成功(혹반성공)하나니 故(고)로 拂心處(불심처)에 莫便放手(막편방수)하라.” 이 말은 ‘은혜를 받는 가운데 해(害)가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득의했을 때 일찌감치 머리를 돌려라. 실패한 후에 도리어 성공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일이 뜻대로 안 된다고 해서 손을 떼지 말아라.’는 뜻이다.

앞부분은 성공했을 때 어떻게 하고 뒷부분은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하라는 내용이다. 성공했을 때는 그 성공에 빠져 자만하기 쉽다. 그래서 자만하지 말고 성공한 후에는 꼭 반성을 하라고 한 것이다.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뽐내지 말고 자랑하지 말고 우쭐거리지 말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늘 어려움을 당할 때를 대비하면서 자신을 잘 다듬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恩裡(은리)의 恩(은)을 은혜라고 해석하지 않고 성공이라고 하는 것은 恩(은)이 뒤의 敗(패)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敗(패)가 실패이니 앞의 것은 성공이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恩裡(은리)에 由來生害(유래생해)한다고 하였다. 은혜 속에 害가 생긴다고 하였다. 성공 속에 해가 생긴다고 하였다. 잘 나갈 때 조심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입고, 하는 것마다 잘 된다고 느껴질 때 해가 생기는 법이다. 여기서 害란 실패를 말한다. 재앙을 말하기도 한다.

배우는 학생이 은혜 속에 있다는 것은 선생님으로부터 칭찬 속에 학교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매사에 모범적이고 잘 한다고 칭찬을 할 때 조심해야 한다. 거만해서는 안 된다. 자신을 더욱 낮추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우쭐대서는 안 된다. 자랑해서도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친구들로부터 적을 쌓게 된다. 미움을 받게 된다.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친구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자기는 본의 아니게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니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선생님으로부터 칭찬 받고 사랑 받을 때 이러다가 친구로부터 미움을 받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마음이 상쾌할 때 불쾌해질 때가 오니 불쾌해지지 않도록 미리 지혜롭게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성적이 올라가고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때 조심해야 한다. 자기자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 교만해서는 안 된다. 친구들로부터 미움을 받기가 쉽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이로부터 증오의 대상이 되기가 쉽다. 그러니 자신을 늘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행동이 친구에게 미움을 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실패를 당했을 때 낙심해서는 안 된다. 실패한 후에 포기해서도 안 된다. 敗後(패후)에 或反成功(혹반성공)한다고 하였다. 실패한 후에 도리어 성공하게 된다고 하였다. 공부를 하다 성적이 올라가지 않거나 목표만큼, 노력만큼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도 포기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이 뜻대로 안 된다고 해서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될 때까지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 반복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쉽게 포기하는 것이 문제다. 한두 번 하다가 그만 두는 것이 문제다. 뿌리를 뽑을 때까지 끈질기게 노력해야 한다. 방수(放手)하는 것은 안 된다. 손을 떼는 것은 안 된다. 이루어질 때까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 성공할 때까지 절망에 빠져서도 안 된다.

‘敗後(패후)에 或反成功(혹반성공)이라’는 말을 가슴 속에 새겨두면서 더욱 힘을 쏟아보자. 잘 나가는 친구 부러워하지 말고 내가 잘 나갈 때까지 손을 놓지 말자. 실패 뒤 성공의 맛을 보게 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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