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양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다보니 포털사이트마다 그 시간의 주요 기사거리만 모아 소개하는 란이 있다. 당연히 가장 눈길을 끄는 메인 화면의 중앙에서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들이 클릭해 기사의 내용을 확인하도록 유혹한다.
며칠 전,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못 볼 것을 봤다. 그날 내 눈에 들어온 게 '못가르치는 교사 쫓겨난다'였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제목을 클릭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3월1일부터 시행하겠다는 '2010학년도 중등학교 교원 및 교육전문직 인사관리원칙 개정안'에 정기전보 기간 이전이더라도 학교장이 교사를 전보 조치할 수 있는 '특별전보 사유'가 신설됐다는 내용이었다.
'쫓겨나다'를 네이버 국어사전은 '어떤 장소나 직위에서 내쫓김을 당하다.'로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쫓김'은 무엇인가? 물론 네이버 국어사전에 의하면 '밖으로 몰아내다. 있던 자리에서 강제로 나가게 하다.'이다.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시교육청에서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 성적이 저조한 교원 등을 전보 조치할 수 있는 '특별전보 사유'를 신설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쫓겨난다'는 내용이 어디 있는가? 그나마 낚시에 엮여 기사를 들여다본 사람들은 내용을 아니 다행이다. 제목만 읽고 '못가르치는 교사 쫓겨난다'며 교사들을 우습게 볼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교육과 교원을 경시하는 풍조가 '쫓겨난다'는 말까지 동원하며 기사를 왜곡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말과 글 잘못 사용하면 남에게 아물지 않는 상처를 만든다. 세종임금이 눈병까지 앓으며 만든 한글 잘 사용해야 한다. 흠집만 내려하지 말자. 언론이 앞장서면 '교육바로세우기' 훨씬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