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력 평정기간 25년으로 환원해야 -
참여정부 시절, 현장교원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해바라기형 코드장관, 코드정책에 의해 2007년 5월 25일 개정된 교육공무원승진규정 중 대못 하나가 뽑혔다. '근평 10년'이 '최근 5년 중 유리한 3년 선택 반영'으로 바뀌어 2011년부터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일선 교사들의 반응은 대체로 환영 일색이다. 10년간 교사들을 승진에 옭죄이게 해 숨조차 쉴 수 없게 한 규정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학생들 열심히 가르칠 생각보다는 교직 11년차부터 근평관리를 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교육 선배도 경쟁 대상자로 만들어 교단을 흉흉하게 만든 것이다.
또 근평 기간 10년 중 단 한 번이라도 근평을 잘못 받으면 승진을 포기하게끔 만든 규정이었다. 한 번 교감이나 교장, 또는 동료교사에게 잘못 보이면 영원히 구제될 수 없도록 한 악법이다. 당연히 이에 해당하는 교사는 승진에 대한 꿈을 버리게 하였으니 잘못된 법임에 틀림 없다.
일선 교사들을 옭죄는 근평 10년이 3년으로 줄어드니 근평 부담은 어느 정도 완화가 되고 교사들의 근무의욕은 높아지리라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여 참여정부의 승진규정 대못 하나를 뽑아낸 것이다. 가슴까지 시원하다.
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서 뽑아야 할 대못 하나가 남아 있다. '경력 평정 기간 20년'이 바로 그것. 과거 25년에서 20년으로 단축된 것이다. 이것을 원래대로 25년으로 환원해야 하는 것이다.
수원의 모 중학교 교감은 말한다. 경력점수 만점이 20년으로 줄어드니 16년차부터 승진 점수를 관리하는 교사가 생겨 앞으로 몇 년간의 상황은 16년차부터 25년차까지 다수의 승진 후보대상자들이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교직의 특성은 신구세대의 조화에 있다. 경력 교사들의 경륜과 리더십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젊은 교사가 모두 유능한 것은 아니다. 젊은 교사들의 승진이 빠르면 그만치 퇴직도 빨라지는 것이다. 평균 수명은 연장되고 있는데 조기 퇴직을 재촉하는 모양새다.
지금 학교 현장은 승진 가산점에 따라 인사이동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 근평 10년으로 바뀌자 경력교사가 농어촌에서 도시로 대거 이동하였다. 교단이 안정되지 못하고 술렁이는 것이다.
승진 규정 하나가 현장에서는 민감하게 작용한다. 모 고등학교 교감은 말한다. 경력 25년으로의 환원이 시급하다고. 교사들을 16년차부터 경쟁구도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과거처럼 승진을 앞둔 20년 이상자들이 근평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잘못 박힌 대못은 빨리 뽑아야 한다. 근평 10년의 피해자도 생겼다. 법령이 조변석개될 줄 모르고 이에 대비한 교사들이다. 당장 2010년 1월 작성되는 승진후보자 명부는 현행 제도를 적용받아 근평 반영비율이 2009년 50%, 2008년 30%, 2007년 20%다. 이것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2017년 1월에는 10년치가 반영될 뻔 한 것이다.
지금처럼 경력 20년으로 그대로 둔다면 교사들을 일찍부터 승진대열로 몰아넣는 것이다. '근평 10년' 대못을 뽑은 것에 이어 '경력 20년' 대못도 마저 뽑았으면 한다. 교총이 교과부와의 정책 교섭에서 큰 역할을 수행, 이번의 입법예고를 이끌어냈는데 '경력 20년' 규정도 속히 개정할 수 있도록 앞장 서 주기 바란다. 이게 현장 교원들의 진정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