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으로 도로가 뚫리며 교통이 편리해졌다. 그만큼 각 지방이나 도시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졌다. 입원 중인 집안 어른을 찾아뵈러 점심을 먹고 청주에서 수원으로 출발했다. 병세가 호전되는 과정에 관해 얘기를 나누다보니 병실에 오래 머물렀다. 그런데도 문병을 마치고 병원을 나오니 해가 넘어가기 이른 시간이다.
수원까지 왔다 그냥 돌아가기가 서운해 아내와 함께 둘러본 곳이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효원공원(孝園公園)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공원에 들어서니 어머니상 등 효를 상징하는 각종 기념물이 세워져 있다. 여러 가지 조각상을 관람하고 돌에 새겨진 글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겨울의 을씨년스런 날씨가 더 효에 대한 마음을 일깨워 준다.
자매도시 제주시를 상징하는 길이 160m의 제주거리도 조성되어 있다. 이곳의 입구에서 돌하르방과 제주탄생신화의 주인공인 설문대할망상과 해녀상이 맞이한다. 우리나라 첫 여성 서양화가를 기념해 조성한 나혜석거리도 공원가까이에서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효원공원 서쪽에 1820평 규모의 중국 전통정원 월화원(粤華苑)이 자리하고 있다. 투시와 개방을 통해 건물과 정원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설계된 월화원은 중국 노동자 80여명이 직접 한국에 건너와 광둥지역의 전통 건축양식을 되살려 조성했단다. 한국과 중국의 전통정원을 상대 도시에 건축하며 양국이 문화교류를 했다는데 의미가 클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 공원에 꽃이 피고 나무가 우거지면 다시 효원공원과 월화원을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청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