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정책 현안 설문조사 또는 의견 올리기에 참여하는 교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월14일부터 2주간 실시한 '교원들이 바라는 교육부장관'에는 6000여 명이 의견을 보내왔고, 지난 2월12일부터 2주 남짓 실시한 나이스 보완과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에는 1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지난 8일부터 현재 진행중인 '교원평가에 대한 의견조사'에는 나흘만에 이미 1305명의 글이 올라 있다.
이러한 인터넷을 통한 설문 또는 의견조사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취약점이 있음에도 여론의 흐름을 시사할 뿐만 아니라 여론형성에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아가 교육정책 방향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가을 개통을 연기시킨 나이스 문제가 신학기에 다시 불거지면서 교총은 교육현장의 보완론과 폐지론이 엇갈리는 기류를 읽고 일단 신중한 입장을 취했으나 이에 대한 인터넷 설문 조사 후 '先 보완 後 시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이스에 대한 교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판단 7일 '시행하면서 보완하자'는 교육부 입장과는 분명히 다른 목소리를 내기에 이르렀다.
현재 교총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원 다면 평가제도에 대한 설문·의견 조사에서도 교원들의 정서를 그대로 읽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의 경우 설문과 함께 짧은 의견을 올리도록 해 자연스럽게 난상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단순한 찬·반이 아니라 다양한 교원들의 의사는 물론 아이디어까지 얻을 수 있다. 그야말로 브레인스토밍인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나이스 관련 교총 설문조사에 전교조 교사들이 많이 참여했다"며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다수 교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엄연히 존재함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홍보 부족을 절감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교원들의 이 같은 적극적인 의견 개진은 교총이 시의 적절한 주제를 제기한 것도 한 요인이지만 전례 없는 현상이어서 주목된다. 교총 관계자는 이 같은 참여 열기의 배경에 대해 교원들이 인터넷 여론의 힘을 절감한데다 우리 사회의 편가르기 현상도 이를 부채질하는 측면이 있다고 풀이했다.
사이버 공간에 설익은 논리가 넘치고 여론이 왜곡되는 데 대해 그 동안 침묵해 오던 다수 교원들이 경각심을 갖게됐다는 것이다. 7일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취임식에서 '네티즌의 여론을 읽으라'고 주문할 정도여서 이미 인터넷상에서의 논쟁이 새로운 여론 수렴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렸다.
아무튼 교총은 이 같은 현상이 교총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홈페이지 활성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교원들이 직접 의견과 함께 교육현장의 소식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개설하는 한편 이슈가 되는 교육정책을 화두로 한 인터넷 설문·의견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