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문제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충남 연기군. 이곳의 전동면 청송리에 백제 때 산성인 운주산성이 있다. 운주산성은 해발 460m의 운주산 정상부에 축조되어 있는 포곡식 산성으로 길이가 3㎞나 될 만큼 규모가 크고, 백제부흥운동의 최후 구국항쟁지로 알려져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산성이다.
고산산성으로 부르다 늘 구름이 끼어있어 운주산성으로 이름 지었다는데 지난 21일은 날씨가 맑고 바닷물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 하늘이 아름다웠다. 소로 길이 정상까지 이어져 산책하기 좋고, 승용차를 이용해 중턱의 광장까지 가면 운주산 정상이 가깝다. 정상에 오르면 '백제의 얼 상징탑'이 탐방객을 반가이 맞이한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좋아 맑은 날에는 독립기념관, 천안시, 청주시가 보인다. 성곽의 형태를 제대로 보전하고 있는 곳이 일부에 지나지 않아 아쉽다.
매년 백제멸망기의 의자왕과 부흥기의 풍왕, 백제부흥운동을 하다 죽은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고산제를 지내는 고산사는 운주산성으로 가는 산길에서 만난다. 주차장 아래편에 쉼터도 조성되어 있다.
운주산성을 돌아보고 쌍류삼거리, 용암삼거리를 지나 조치원방향으로 604번 지방도로에 들어서면 길옆으로 군립공원인 고복저수지가 펼쳐진다. 어류가 풍부해 휴일이면 전국에서 많은 낚시꾼들이 몰려드는데 저수지 한편에 야외조각공원이 있고, 중간에 연기향약을 알리는 표석 옆에서 경치가 아름다운 '민락정' 정자가 저수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저수지의 물길을 따라 달려가면 가까운 곳에 돼지갈비로 유명한 산장가든이 있다. 식당이 복숭아 과수원 옆에 있어 복사꽃 피는 계절에는 가면 더 아름다운 곳이다. 시골의 식당이지만 참숯으로 구워 내오는 갈비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도 재미있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명함과 글이 입구에서 눈길을 끈다. 고기와 파절임을 상추로 싸먹는 맛이 일미인데 같이 나오는 동치미와 동치미국수가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