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칠보산의 봄을 찾아서

2010.05.03 09:27:00

5월 첫 휴일, 아파트에서 일월저수지를 내려다보니 상춘객이 제법 많다. 그늘을 찾아 돛자리를 펴 놓고 가족 단위로 봄을 즐기고 있다. 기온이 높은지 반필 차림의 사람들도 보인다.

오후에 칠보산을 찾았다. 가는 도중 차량 바깥 온도를 보니 26도가 넘는다. 그렇다면 봄이 지나고 벌써 여름이 왔단 말인가? 창문을 닫고 운전을 할 수 없을 만큼 덥다. 머리에는 땀이 흐른다.

칠보산은 입구부터 신록이 한창이다. 진달래와 산벚꽃은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의 새잎들이 등산객을 반겨준다. 여리디 여린 부드러운 잎이 이제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 주고 있다.

떡갈나무와 신갈나무의 잎은 여름철에는 구별하기 어렵다. 색깔이나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잎들은 색깔부터가 다르다. 떡갈나무의 어린 순은 보랏빛이고 신갈나무는 연두색이다. 졸참나무는 푯말을 통해 비로소 알았다. 










칠보산의 특징은 리기다소나무가 많다는 것이다. 1930년대 조림됐는데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땀을 금방 식혀 준다. 귀를 간지럽히는 솔바람 소리는 칠보산만의 매력이다. 산높이가 낮고 능선이 완만하여 여성이나 가족단위 산행에 알맞다.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다.

청석골 쪽으로 하산했다. 노오란 양지꽃이 보이고 군락을 이룬 붓꽃이 자태를 뽑내고 있다. 마을 가까이 오니 산벚꽃이 하산길을 맞아 준다. 숲은 이래서 좋은 것이다. 사계절 시기별로 숲의 모습이 다 다르다. 봄꽃의 산과 연두색의 산의 모습이 다르다. 시기별로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올해 봄꽃놀이 놓쳤다고 아쉬어 할 필요가 없다. 지금 수원의 칠보산, 광교산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산은 연두색의 봄이 한창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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