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맞춤식 진학지도'가 통했다

2010.05.18 22:03:00

고3 담임을 연임하면서 힘든 점도 많지만 그래도 보람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기쁨은 학급의 모든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지난 한 해(2009학년도)는 다른 어느 해보다 담임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그건 우리 반 학생(36명) 모두가 대학(서울대, 교원대, 춘천교대, 성공회대, 한동대, 부산대, 경북대, 강원대 등)에 100% 진학(4년제-33명, 2·3년제-3명)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맞춤식 진학지도가 수시모집에서 통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또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가 혼연일체 돼 이루어 낸 결과라고 본다.

1.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학기 초, 고등학교 3학년 담임으로서 제일 먼저 착수한 것은 대학입시자율화에 따른 학생 개개인의 데이터베이스(Database)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학생 개개인의 철저한 분석이 곧 대학진학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전 학년(1·2학년)까지의 성적(교과영역·비교과 영역)을 자세하게 분석한 결과물로 수시모집(입학사정관 제도)과 정시모집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를 결정하기 위해 상담을 했다. 상담결과, 수능에 취약한 대부분의 아이가 수시모집으로 대학진학(36명 중 34명)을 원해 거기에 따른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첫째, 본인의 적성을 고려한 학과와 대학(3군데-상향, 하향, 적정)을 미리 결정해 주고 난 뒤, 그 대학의 입시전형(내신반영률, 전형방법, 전형일자 등)에 맞춰가는 맞춤식 입시지도를 했다.

둘째, 학생 개개인이 대학이 제시하는 기준에 맞추려고 하지 않고 학생이 대학에 적합한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과서 지식 외에 인성과 가치관 교육에도 신경을 써 자신의 목표와 계획이 확고한 학생이 되도록 가르쳤다.

셋째, 아이들 각자에게 학력관리카드를 만들어 주고 매 고사(중간·기말)와 학력평가가 끝나고 나서 자신의 성적을 적게 하고 스스로 성적을 비교분석하게 하여 성적이 부진한 과목에 대해서는 상담을 통해 성적향상을 위한 방안을 제시해 주었다. 학력평가(모의고사)의 경우, 영역별 예상점수(목표점수)를 미리 적게 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하였다.

넷째,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차원에서 예체능(미술) 학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을 제외한 모든 아이에게 학원(국·영·수)을 그만두게 하였다. 대신 EBS 방송을 시청하게 하여 부진한 과목을 보충하도록 하였다.

2.학습도우미 적극 활용



함께 생활하며 경쟁하는 친구가 때로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수업 내용이 이해되지 않을 때, 아이들이 제일 먼저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교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는 아이들과 늘 함께 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학습 도우미'였다. 늘 함께하기에 모르는 내용이 있을 때, 수시로 질문을 해 답을 구할 수 있어 시간 또한 절약할 수 있었다. 또한 '학습 도우미'는 자신의 눈높이로 또 다른 친구를 가르쳐 주기에 어떤 면에 있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자리배치 시, 함께 짝을 해주어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주도록 했다. 그 결과, 많은 아이의 내신 성적이 향상됐다.

특히 수능 영역별 성적이 상위에 있는 학생을 선별하여 본인의 학습방법을 아이들에게 공개하고 난 뒤 토론을 하게 하였다. 그 이후, 많은 아이의 성적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3. 선·후배간 멘토링(Mentoring)제도



선배들의 대학생활과 학창시절의 경험담을 직접 들려줌으로써 현실을 좀 더 실감나게 해주자는 차원에서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자율학습 시간을 할애하여 선배와 만날 기회를 갖게 해 주었다.

학창시절 아쉬웠던 점과 대학 및 학과 선택 시 주의해야 할 점 등 유익하고 알찬 많은 정보를 후배들에게 해주었다. 선배들의 이야기는 평소 내가 해주는 이야기보다 더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고 선배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주고받도록 하였다.

특히 부모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기는 했으나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를 그만둘 생각을 하는 한 아이의 말(대학보다 학과를 먼저 고려하라. 그리고 학과를 선택할 때, 많은 정보와 여러 사람의 의견을 참고하라)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공통으로 당부한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시간 활용을 잘 하라.
• 자신의 건강을 꼭 챙겨라.
• 공부하는데 게으름을 피우지 마라.
• 모든 과목에 최선을 다하라.
• 국제화 시대 외국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
• 적성을 고려한 학과를 선택하라.
• 독서를 많이 해라.

4. 시·도교육청 학부모서비스 활용확대
한 달에 한 번 학부모를 야간자율학습 감독으로 위촉했다. 생각보다 많은 학부모가 협조해 주었고, 아이들 또한 교사가 감독할 때보다 자율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무엇보다 자녀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평가요소를 철저히 분석하여 일러 주었으며 시도 교육청 학부모서비스를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을 인터넷으로 한눈에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교사와 주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도록 하였다. 또한 대학입시자율화(입학사정관제)에 따른 진로교육 지원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학부모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었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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