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가 50%로 확대된 이후 첫번째 공모교장들이 대거 탄생했다. 서울의 경우는 정년퇴직으로 비는 자리에 100%공모를 했으니 나머지 승진예정자들이 뚫고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남은 자리라야 비리로 퇴출 대상이 된 자리와 기타 건강상의 사유로 물러난 자리, 교육장 공모로 자리를 옮긴 자리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자리가 없다고 봐야 한다. 퇴출대상이 된 교장들이 그대로 물러나지 않고 재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아야 다섯자리 이내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대부분의 시도에서 공모교장들이 결정되어 발표를 했을 것이다. 이번 공모제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현상이 있다. 많은 공모교장들이 남자라는 것이다. 서울 중등의 경우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초등에는 그나마 여자 공모교장이 있지만 승진교장들보다는 남자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임용이 결정되었다고 보긴 하지만 그래도 갑작스럽게 남자들이 공모교장으로 많이 진출한 것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공모교장들 중 잘 알고 지내는 교장들이 몇명있다. 축하전화도 했다. 그래도 밝은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해지고 함께 기쁨을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들이 임기를 마치는 4년후의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그리 마음이 편치 않다. 4년후에는 또다시 공모를 통해 교장을 하거나, 승진대상에 들어서 승진교장으로 임용되는 두가지 방향이 있다. 그러나 4년후에는 올해 임용되는 공모교장들의 임기가 모두 끝난다. 대거에 교장들이 밀려 나오게 되는 것이다.
새롭게 공모에 지원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들과 한판 승부라도 해야 할 형편이다. 승진대상에 포함되어서 승진형 교장으로 임용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50%를 채우고 난 나머지 자리는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사정으로 이들은 정확히 4년후에 갈데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명예퇴직을 선택하거나 전 직위로 돌아가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더 심각하다. 공모제를 100% 했으니 다른 시도에 비해 사정이 더욱더 악화될 것이다. 나머지 공모에 참여하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들과 피말리는 경쟁을 해야만이 교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후에 발생할 최소한의 문제는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수많은 공모교장과 새롭게 공모에 참여하는 교장들 사이에서 발생이 예상되는 문제는 절대로 쉬운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앞으로는 정년이 4년을 남기지 않은 교장들은 공모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1~3년까지의 잔여기간을 둔 교장들은 승진으로 임용받는 수 밖에 없다. 그 자리가 많으면 다행이지만 4년후의 상황은 올해의 상황과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게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방법이 교육을 개혁하고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는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공모 교장제의 도입으로 학교가 좋아질 것인가는 4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승진형교장과 공모형 교장간의 우열을 점치기 힘들다. 시간이 지나야 성과가 나오는 것이 교육이라고 하지만, 4년이 지나도 아무런 성과가 없을 수도 있다.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공모제는 필요없는 제도를 도입한 것이 된다.
앞으로 4년후에 다가올 일들을 걱정해야 한다. 그 4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일단 공모제를 통해 많은 교장들을 탄생시켰으니, 정책당국에서 이들의 4년후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공모제를 하자고 한 쪽은 교원들이 아니고 정책당국이었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에서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4년후에 갑작스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더큰 문제점이 드러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