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일어나나는 아기자기한 일들을 대하고 있노라면 때로는 교사도 아이와 같은 생각에 빠지게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어른의 입장에서 더 큰 생각을 해야했는데 하는 순간의 착각을 경험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한 순간의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을 만들어 인생에 또 하나의 멍에를 남기게 된다. 우리말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경우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학부모들의 학교 민원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듯 하다. 유수같은 세월에 묻혀 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니 해마다 학부모의 학교 민원 또한 심각한 반성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유독 동일한 하소연은 학부모마다 “선생님이 그래서 되느냐”고 하는 것이 다반사인 것 같다. 그러면서 정작 돌아서서는 선생님을 평가절하시키는 이중적인 태도를 목격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이중 인격자적인 태도는 교사를 한 인간으로 보는 것을 넘어 추상화된 교사상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정작 자신의 아들 딸들이 곤경에 처하면 교사 앞에서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자신의 아들 딸을 가르치는 교사 앞에서 행동하는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자신의 자식을 가르칠 때에도 교사는 그런 태도를 해도 괜찮다는 듯인지 정말 아리송하기만 하다. 다수의 학부모가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학생이 학교에서 저지르는 크나큰 죄는 정말 학부모는 알고 있는가? 교사가 한 학생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 얼마나 참고 지도하는가를 정작 학부모는 알고 있는가? 학생이 교사에게 저지르는 그릇된 행동 하나하나를 죄목에 붙여 원칙에 따라 다스린다면 학부모는 정말 바람직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을까? 되묻고 싶을 때가 많다. 교사가 잘 가르치기 위해 한 두 대 좀 강하게 학생에게 회초리로 때렸다고 학교에 전화를 하고 교육청에 민원을 넣는 그런 태도가 정말 바람직할까? 학생을 바보로 만들기 위해 회초리를 드는 교사가 대부분일까? 학생의 신체상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학생의 지도에 월권행위를 했다고 한다면 마땅히 징계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극성스러운 학부모님! 제발 학교에 민원을 넣어 학생의 앞날을 그르치는 일을 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섭니다. 선생님 잘 하신다고 칭찬을 하십시오. 아침 7시도 되지 않아 학교에 들어오기 시작하여 학생지도 한다고 아침부터 비지땀을 흘리면서 학교 청소를 하는 교사를 정작 한번이라도 본 적이 없습니까? 정문에 서서 단정한 학교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상은 보이지도 않으십니까? 밤 늦도록 교무실에 앉아서 학생지도에 노고를 아끼지 않는 교사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늦도록 앉아서 학생 지도는 하지 앉고 교무실에만 앉아 있는 그런 것만 보이십니까?
학부모님! 학생 체벌로 인해 또는 말 실수로 인해 또 수업으로 인한 민원은 삼가해 주십시오. 정말 학교에 바른 길을 안내하고 싶다면 학교 관리자나 운영위원장을 통해 건전한 새 방안을 요청해 보십시오. 교사들의 바른 길을 안내하는 길은 학교 관리자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잘 하고 있는데 교사만 잘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태도는 지양해야 합니다.
학생의 장래를 맡겨 놓고서 학생의 지도를 잘못한다고 자기 입장에서 판단하고 안내하는 그릇된 사고는 학생의 앞길에 먹구름만 더욱 더해질 뿐입니다. 청소년은 감수성이 예민합니다. 학교에서 나의 부모님이 이상한 일을 일으켰다고 하는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학생의 태도는 바뀌기 시작합니다. 수업 시간에 수업은 뒷전이고, 교사가 그 학생으로 인해 수업을 못 할 때가 발생하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