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에서 9월 3일부터 7일까지 '국악, 포도, 와인과 함께 하는 한여름의 축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3년째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 난계국악축제와 포도축제를 열고 있다. 영동은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분인 난계 박연 선생의 고향이자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포도의 고장이다. 4일 옥천에서 황간까지 4번 국도를 달리며 축제장을 비롯해 영동의 볼거리들을 둘러보고 왔다.
옥천읍에서 영동읍 방향으로 처음 만나는 게 옥계폭포다. 도로 오른쪽의 심천면 고당리 옥계마을에서 산길을 따라 1km쯤 가면 작은 저수지가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깎아지른 절벽과 주위의 경치가 뛰어난 높이 30여m의 폭포가 보인다. 난계 박연을 비롯하여 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찾았다는 옥계폭포는 물이 떨어지는 모습과 물보라가 장관이다.
옥계폭포에서 나와 영동읍 방향으로 2km쯤 가면 왼쪽에 난계사, 난계국악박물관, 난계국악전시관, 난계국악기제작촌이 있다.
난계사는 충북기념물 제8호로 우리나라의 3대 악성 중 한 사람인 난계 박연을 모신 사당이다. 난계국악박물관은 국악 전문박물관으로 난계 박연의 업적과 국악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은 체험관, 공연장, 체험전수실, 개인연습실, 영상세미나실, 숙박실, 식당 등이 있어 숙박을 하며 국악공부를 하는 국악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는 장인들이 직접 국악기를 제작하는 모습을 보고 실비로 구입할 수 있다. 국악박물관 옆에 있는 울림판 5.5m, 울림통 길이 6m, 무게 2t의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 눈길을 끈다.
다시 4번 국도를 달려 축제가 열리고 있는 영동읍 용두공원으로 갔다. 두 축제를 같은 날짜에 열고 있어 축제장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난계국악축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전통악기와 희귀 국악기 50여종을 구경하면서 연주회를 감상할 수 있어 외국의 전통악기를 이해하고 우리의 국악기와 비교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포도축제는 포도 밟기, 포도낚시, 와인 만들기, 포도잼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축제를 추진하고 있는 영동군의 열정은 '국악과 과일의 고장 충북 영동'을 알록달록 그려 넣은 군수의 차량에서 발견한다.
축제장에서 나와 황간 방향으로 4번 국도를 달리다보면 오른쪽의 영동읍 주곡리에 폐교를 궁전처럼 꾸민 와인코리아(http://www.winekr.co.kr)가 있다. 와인코리아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와이너리로 포도의 재배에서부터 정통고급와인 샤토마니가 만들어지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공원을 닮은 잔디밭과 와인족욕장 등 지나다 잠깐 쉴 수 있는 쉼터다.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참전 미군에 의해 250~300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학살당한 노근리 사건의 현장도 4번 국도변에서 만난다.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는 경부선철로가 지나는 곳으로 철로 아래 쌍 굴의 벽면에 그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4번 국도를 달려 경부고속도로 황간IC 입구를 지나 마산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가까운 곳에 한천팔경의 제1경인 월류봉이 있다. 깎아지른 절벽산인 월류봉 아래로 맑은 물이 흐르는 풍경이 아름답다. 월류봉이라는 이름에 이 일대의 경치가 뛰어나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는 뜻이 들어 있다. 이곳에 우암 송시열 머물며 학문을 연구하던 한천정사와 송우암 유허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