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생님에 그 제자

2010.10.28 10:39:00

날씨가 다시 가을로 돌아오는 것 같다. 하늘도 맑고 깨끗하다. 아직 단풍이 물들지 않았지만 머지 않아 단풍이 들 것도 같다. 가을이 좀 더 길었으면 한다. 오늘 아침에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하루를 열었다. 명심보감 정기편 24번째 문장이 교내방송을 통해 소개된다.

“宰予 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요 糞土之墻은 不可圬也니라.” ‘재여 주침이어늘 자왈 후목은 불가조야요 분토지장은 불가오야니라.’ 이 말의 뜻은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가 말하길,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가 없고 썩은 흙으로 쌓은 담은 흙손질을 할 수가 없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나온다. 스승은 공자이고 제자는 宰予(재여)다. 그 스승의 그 제자라는 생각이 든다. 스승은 유명한 공자다. 제자도 공자의 孔門十哲(공문십철 : 공자의 제자 중 뛰어난 열명의 제자를 말함)중 한 명에 들어간다. 齊(제)나라에 들어가 벼슬을 하여 大夫가 되었다고 한다.

스승이 훌륭하면 제자도 훌륭하게 된다. 스승이 탁월하면 제자도 탁월하게 됨을 보여준다. 재여가 수업시간 낮잠(晝寢)을 자는 것을 보고 그냥 두지 않았다. 호통을 쳤다. 심한 꾸중을 하였다. 정신자세가 흐트러짐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왜 공부시간 자느냐고 호통을 치자 재여는 잘못했음을 시인하고 눈물을 흘리며 정신을 가다듬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벼슬을 하여 대부가 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공자처럼 호통을 치면 요즘 같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꾸중을 한다고 대꾸를 하였을 것이고 눈을 흘기며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잠자는 것까지 간섭하느냐고 했을지도 모른다. 이러면 선생님도 어이가 없어 그냥 내버려둘 것이다. 그런 아이의 장래를 기대할 수가 있겠는가?

선생님은 수업을 하고 있는데 자는 아이가 있으면 자도록 내버려두고 수업에만 열중할 것이다. 수업이 끊기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싫어 그대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공자께서는 잠자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으셨다. 혼을 내셨다.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가 없고 썩은 흙으로 쌓은 담은 흙손질을 할 수가 없어’라고 훈계 하셨다.

공부시간에 낮잠을 즐기면 훌륭한 인재가 될 수가 없다고 하셨다. 나라게 귀하게 쓰임 받는 일꾼이 될 수 없음을 말씀하셨다. 귀한 인재, 이 나라에, 나아가 세계에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인재가 되려면 공부시간에 낮잠 자는 것을 비롯하여 정신을 딴 곳에 두는 것까지 하지 말도록 하셨다.

오직 배우는 일에만 몰두하도록 하신 것이다. 학력증진을 위해 정진하도록 하신 것이다. 지금 배우는 학생들도 공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것은 정신이 흐트러져 있음을 알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

수업시간에 휴대폰에 몰두하는 학생들도 공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휴대폰을 수업시간에 만지작거리면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 휴대폰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애물이 되면 안 된다.

성실하고 유능한 인재, 쓸모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신을 한 곳에 모아야 한다. 공부하는 일에 정신을 모아야 한다. 수업에 집중해야 한다. 누구든지 선생님의 말씀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돌아오는 자는 성공할 수 있고 귀한 인물이 될 수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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