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편을 잡고 세월을 지켜가는 교사는 어느 원두막의 파수꾼이 아니다. 이름 모를 아이를 지켜가는 자도 아니요, 말 못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자도 아니다.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교육시키는 자다. 그러기에 이들에게 자라나는 2세를 교육시킬 권한을 준 것이다. 교육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렇다고 어느 세력에 떠 밀려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교육은 재화를 구하듯이 나의 욕망을 충족시킬 대상을 위해 나의 말과 나의 에너지를 뱉어내는 것은 아니다.
교실에서 순진한 학생들의 눈을 보면서 그들에 속임없는 눈동자가 오염되지 않도록 양심의 밥을 먹여야 하고 그들의 손발이 남을 위해 희생도 할 줄 아는 그런 인격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따뜻한 교육자의 의무다.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교실에 보이는 휴지를 주워 학생에게 버리도록 지시할 줄 알고 학생이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고개를 숙여 인사할 줄 알게 인도하는 정신의 소유자가 진정한 교사다.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항상 교사답다는 이미지를 늘 타인의 입에서 오르내릴 수 있는 그런 교사가 따뜻한 정을 소유한 교육자다. 교실에 휴지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차가 일으키는 먼지를 연상케 하는 그런 교실에 들어서도 학생들에게 오늘은 안개가 많이 끼어서 차 조심하여야 겠다고 웃는 그런 교사가 한 시간의 수업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자다.
칠판을 닦아 놓지 않았다고 주번을 꾸짖고 수업 준비가 미비하다고 학생에게 수업을 듣지 못하게 벌을 주고 수업 중 떠든다고 억센 말을 내뱉는 그런 교사가 되기보다는 칠판을 지우면서 다음을 약속케 하는 그런 너그러움이 필요하고 수업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벌을 주기보다는 수업을 받게 하고 조용히 상담을 하여 왜 수업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를 차근차근 알아보는 그런 여유를 갖는 교사를 나는 존경하고 싶다. 억센 말로 학생의 얼굴을 찡그리게 하여 교사와 학생이 수업 중에 서로 말다툼을 하는 그런 수업이 되기보다는 조용히 불러서 타이르는 인성 교육 상담자가 되는 그런 교사가 보고 싶어진다.
교실에서 열변을 토하듯 수업을 하고, 복도에 떨어진 휴지를 손수 주울 줄 알고, 학생의 인사를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그런 하늘같은 교사가 많았으면 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풍속도가 돼 버렸다. 아이를 가르치다 보니 말도 지시성이 많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나 지나가던 아이에게 길을 물어 볼 때도 무심코 명령형 발언을 할 때가 있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교실에서나 학생을 대하듯 항상 존칭어를 쓰는 버릇이 습관처럼 돼 있는 그런 교사가 좋다. 아무리 시대가 교사를 나무란다고 할지라도 교사가 가는 길은 정해져 있다. 교실은 교사가 지켜야 하는 곳이요, 학생은 교사의 동반자임을 항시도 잊어서는 안 될 생활지표인 것이다. 그러기에 교직의 철학을 소유하고 교사의 본분을 지켜가는 그런 교사를 나는 존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