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에 담긴 교육을 생각하며

2011.01.20 17:05:00

구랍 14일에 재개봉된 다큐영화 <울지마 톤즈>의 관객이 30만 명을 넘었다. 이와 같은 관객수는 일반 영화의 300만이 넘는 숫자라며 일부 언론에서는 놀라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故 이태석 신부의 감동어린 사랑이 사람들의 가슴 속에 피어나고 있는 증거이리라. 지난 해 1월 14일 말기 대장암으로 선종한 이태석 신부의 아름다운 동행은 우리들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는 가난한 집안의 아홉 번째 아들로 태어나서 의과대학에 합격해 집안의 기둥이 되리라는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사제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베푼 것이 곧 나를 위하는 일’이라는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 마을로 갔다. 이 마을에서 그는 영혼을 일깨우는 신부였고, 병을 고쳐주는 의사였다. 또한 무지 몽매한 아이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일깨워주는 교사요, 절망에 빠진 아이들에게 해맑은 미소를 되돌려준 음악가였다. 그의 위대한 삶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 KBS에서 방영한 <이태석 신부, 세상을 울리다>는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을 울게 했다. 또한 앞만 보고 정신없이 살아온 사람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였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영화와 TV에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장삼이사의 필부로서 성인의 숭고한 삶을 온전하게 옮길 수 없음을 매우 두려워했다. 그분의 짧은 생에 담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조금이라도 오늘의 우리 교육에 되살려 내기를 희망하면서 그의 위대한 삶을 수없이 되뇌었다.

인간에 대한 한없는 신뢰와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가난과 질병, 내전의 거친 땅에서 펼쳐낸 그의 숭고한 사랑을 배웠으면 한다. 교직은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주는 성직임에도 요즘에는 여느 직종이나 별반 다름없는 직업이란 평을 받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 대한 교원들의 신뢰와 사랑이 약화된 것을 꼬집는 말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교원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노력이 아이들을 미래의 동량으로 키우는 명약이라는 시실을 기억하고 이태석 신부가 보여 준 위대한 사랑을 되새겼으면 한다.

늘 소통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그는 한센병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 딩카족의 말을 무엇보다도 빨리 배웠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교육계에서는 ‘세대차’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는 세대라고 했다. 필자는 교육계에서 회자되는 ‘세대차’라는 말을 매우 부끄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세대차’라는 말은 바로 ‘불통’의 교육현장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말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서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고 이웃이 되어야 한다. 이태석 신부가 세대와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그들 속으로 파고들었던 것처럼.

또한 기쁨과 슬픔을 되새기게 하여야 한다. 아이들이 말을 배우자마자 학원으로 내몰리는 우리나라의 교육 열풍에는 기쁨이나 슬픔 같은 인간적인 메시지가 없다. 거기에는 오로지 남보다 앞서는 기술, 이기는 기술만 있을 뿐이다. 이런 교육 풍토에서는 ‘친구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으로 치환되는 악순환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뿐이다. 이제부터는 하나라도 더 알게 하는 경쟁적 교육을 할 게 아니라, 친구와 이웃의 삶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적 삶의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브라스 밴드에서 보여주는 공동체적 삶, 학교를 짓고 병원을 짓는 과정에서 보인 더불어 사는 삶을 함께 느끼게 해야 한다.

의사로서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음에도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으로 가서 새로운 꿈과 희망을 만들어 낸 故 이태석 신부. 우리 교육계에서도 교직을 성직으로 여기는 제2의, 제3의 이태석 신부 같은 분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송일섭 (수필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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