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개정교육과정, 벌써 잊혀지고 있나

2011.02.21 09:13:00

2009개정교육과정의 시행이 코앞에 다가왔다. 2009개정교육과정에 맞추어 각급학교의 교원인사도 이미 이루어졌다. 이제 시행만 남았다. 그동안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었지만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 이런 상태에서 새교육과정이 시작되고 있다. 앞으로가 더 염려스럽다. 시간이 있었음에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뭔가 찜찜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2009개정교육과정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학을 다니는 학생들이다. 매 학기마다 8개과목 이하로만 편성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교마다 이수시기가 달라지는 과목들이 나오게 된다. 이들 과목이 전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전적교에서 이수하지 못한 과목이 전입교에서 이미 끝났다면 그 학생은 해당과목을 이수하지 못하고 졸업을 해야할 형편인 것이다.

당장 2011학년도 1학기가 지나고 나면 문제점으로 드러날 것이 확실하다. 물론 이런 문제점은 이미 여러번 지적이 되었었고 교과부에서도 대책을 세운다고 했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이와 관련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지원청 단위로 특별과정을 개설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 이후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발간한 올해의 장학자료에 보면 일선학교에서 특별과정 운영을 하라는 내용이 실려있다.

각 교육지원청별로 묶어서 과정을 운영하겠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결국은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일선학교에 떠넘기는 형태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방학을 이용하여 특별과정을 이수하도록 한다고 하지만 해당학생들이 쉽게 따라올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앞선다. 전학을 다닌 것만으로 방학을 반납해야 하는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함에도 그 부분이 부족한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방안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일선학교에서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수하지 못한 학생이 학교마다 많지 않을 것인데 이들 학생들을 위해 학교마다 특별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각 교육지원청별로 이들 학생들을 묶어서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물론 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일선학교 교사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방학기간이건 평소의 주말이건 교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그러나 지역별로 묶어서 과정을 운영한다면 단위학교마다 운영하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다. 교사들의 부담감이나 학생들의 부담감을 동시에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위학교에서 알아서 운영하라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방안이다. 다소 부담이 되겠지만 교육지원청별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학교 3학년까지는 공통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현실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불안감을 전학생과 해당 학부모에게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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