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교육과정 개정

2011.04.26 09:19:00

내년부터는 고등학교 역사교과가 필수과목이 된다. 올해 시작된 2009개정교육과정에서는 역사교과가 선택이었다. 1년만에 다시 필수과목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역사교과의 중요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렇게 교육과정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역사교과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강조되어 왔지만 그대로 선택으로 밀고 나간지 겨우 1년만에 또 다시 변화를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교육현장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게 된다. 2009개정교육과정을 추진할 때도 각 교과전문가와 교육과정 전문가들이 검토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당연히 역사교과의 중요성이 언급되었을 것이다. 2009개정교육과정이 고시되었을 때 역사교과가 선택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교사들이 고개를 갸웃 했었다. 왜 선택교과가 되었을까 의아해 했던 것이다. 역사담당 교사가 아니라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내년부터 필수교과로 돌아갔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수없이 논의되었으면서도 그대로 선택과목이 되었던 역사교과가 뒤늦게 필수교과로 지정된 것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2009개정교육과정에서 집중이수제를 도입하면서 자유롭게 학교에서 집중이수 과목을 정하도록 했었다. 그러나 계속된 문제제기로 체육교과는 6학기를 이수하도록 했다. 여기에 진로와 직업, 보건 등은 8개과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결국은 당초에 제시했던 기준에서 한발짝 물러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런 문제는 기준이 바뀐 것보다 교육과정 고시 이전에 충분한 의견수렴이 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의견수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개정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있다. 교육과정은 매우 민감하고 교육의 성공 열쇠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놓고 오락가락 하는 것은 학교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역사교과가 이제라도 필수교과가 된 것은 대환영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문제가 당초에 해결되지 못하고 이제서야 해결되었다는 것은 교육과정 개편에서 다양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앞으로 이 문제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교육정책의 추진에서 반드시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정책이 잘못되면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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